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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장제원은 왜…김종인 비대위에 연일 '쓴소리' 할까

김종인 비대위 출범 후 5차례나 쓴소리 폭격…당내 미스터 쓴소리
'보수' 가치와 의원 자율성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잘하면 박수칠 것"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20-06-07 08:00 송고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20.3.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20.3.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총선 참패로 위태로운 미래통합당의 구원투수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등판했다. 기존 보수정당의 지향점과 다른 김 위원장의 행보에 당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대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이른바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의원들이 있었다. 새누리당 시절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김세연 전 의원이 각종 현안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통해 지도부를 견제하는 '자정 작용'을 해왔다.
21대 국회, 통합당에서는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이 김종인 비대위를 향한 미스터 '쓴소리'를 자처하고 있다. 장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5일까지 다섯 차례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장 의원은 개혁보수 성향으로 그동안 당 내부에서 곧잘 쓴소리를 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행을 택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비판 포인트는 김 위원장이 아무리 비대위원장이라고 해도 '보수'의 가치와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자율성을 헤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들어와서 가장 잘못한 것은 쓸데없는 이념, 부질없는 이념 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언급했던 것에 대한 지적이다.

그는 "당을 살리겠다고 들어왔으면 '존중'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당을 아주 평가절하면서 들어온 느낌"이라며 "허니문 기간이라 아직은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원도 있지만 통합당은 누가 봐도 보수정당이다. 그런데 보수정당에 들어와서 보수가 싫다고 하면 왜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 스스로 보수의 가치 논쟁을 한번 벌이든가, 그런 것도 아닌 상황에 자신은 마이웨이 할 테니 시비를 걸지 말라는 것은 지나치게 독선적인 당 운영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무리 우리가 이분을 모셔왔다고는 하지만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라고 지적하며 물질적 자유의 극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용납되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금까지 보수가 목숨을 걸고 지킨 자유의 가치를 이렇게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정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빵을 사야 할 자유냐. 물질적인 가치를 말하는 것은 속물적인 가치다. 그래서 자유의 가치에 대해 논쟁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대위에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기본소득제'에 대해서도 "당일 오전에는 기본소득제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했다가 오후에는 한 발 빼는 모습이었다"며 "도대체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 정치적으로 '기본소득제'라는 단어를 선점하기 레토릭이라면 역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앞으로 김 위원장이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을지, 기본소득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이같은 과제를 잘 풀어 국민들이 '아' 하는 안을 내면 손뼉을 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이런 것들이 보수의 가치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당 운영 방식은 안된다"며 "충정을 가지고 비판을 하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과 공동성명을 안 내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하는 것은 기다린다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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