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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더다] 제아 "'찐 가족' 같은 브아걸, 계속 같이 가야죠"(인터뷰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0-06-06 05:30 송고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K팝이 전 세계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누가 뭐래도 아이돌 그룹의 영향이 컸다. 그간 국내에서 탄생한 여러 보이 및 걸그룹들은 다양한 매력과 음악, 그리고 퍼포먼스를 앞세워 글로벌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왔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들이 각자 지니고 있는 특성 및 강점을 제대로 발휘함과 동시에 팀워크까지 갖추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더욱 높다. 그렇기에, 팀 내 리더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춘 리더는 팀을 한층 더 끈끈하게 묶고, 멤버 개개인의 장점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리더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요즘, 뉴스1은 아이돌 그룹 리더들의 기쁨 및 고충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나는 리더다]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 열두 번째 주인공은 4인 걸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리더 제아(39·본명 김효진)다.
미스틱스토리 © 뉴스1
미스틱스토리 © 뉴스1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현역 최장수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데뷔한 뒤 단 한 번의 멤버 교체나 탈퇴 없이 팀을 지켜오고 있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에게 선배들은 박수를, 후배들은 경외를 보낸다. 매번 신선하고 세련된 음악을 발표해 대중과 평단 모두 사로잡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K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제아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지키는 든든한 리더다. 처음 팀을 만들 때 멤버 구성에 직접 참여해 '창조주'로도 유명한 그는,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멤버들이 가진 능력치를 최고로 이끌어냈다. 덕분에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보컬 그룹에서 아이돌로, 다시 아티스트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정체성이 담긴 음악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었다.

리더의 역할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은 스스로를 힘들게 했고, 팀을 운영하는 게 버겁게 느껴진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찐 가족' 같은 나르샤, 미료, 가인의 따뜻한 배려와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어려운 순간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내면적으로 단단해진 제아는 이제 리더의 노고를 적당히 생색낼 줄도 아는 유쾌한 '언니'가 됐다.

데뷔 15년 차를 맞은 제아는 요즘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거운 시기라고 고백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로는 트렌드에 맞는 음악을 내 여전히 후배 그룹과 경쟁하고 싶어하고, 솔로로는 하고 싶은 말을 음악에 담는다. 웹 예능 '쎈마이웨이'를 통해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하고 싶지 않은 제아는 모든 일을 '즐기고 있다'고 고백했다.

제아는 오는 12일 새 싱글 '그리디'(Greedyy)를 발표한다. 상큼한 멜로디 안에 주체적이고 당당한 메시지를 담겨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작사에는 아이유가, 피처링에는 마마무 문별이 참여해 뛰어난 결과물을 완성했다. 제아는 "이 곡을 들으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멋진 리더,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솔로 제아를 만났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김진환 기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김진환 기자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막내 같은 리더 제아다.(웃음)

-어떻게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리더가 됐는지 궁금하다.

▶나르샤와 가인이 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리더였다. 똑 부러져 보였는지 회사에서 내게 리더를 시키더라. 사실 나는 어딜 가나 막내였어서 리더를 하기 싫었는데, 오지랖이 넓어서인지 하다 보니 잘 맞았다. 그래서 아직도 하고 있다.(웃음)

-제아가 직접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멤버들을 모았다고 하더라. '창조주'라는 별명도 있던데.

▶맞다. 미료 같은 경우는 당시에 워낙 잘한다고 소문이 난 래퍼였다. 수소문 끝에 찾아서 감언이설로 유혹해 데려왔다.(웃음) 나르샤는 실용음악학원에 같이 다녔던 친구인데, 나중에 그룹을 구성하다가 문득 떠오르더라. 나와 키도 비슷하고 노래도 잘해서 물어물어 찾은 뒤 함께하게 됐다. 가인이는 회사 프로듀서 분이 엠넷 '배틀신화'에서 보고 데려온 친구다. 회사에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너무 반해서 '꼭 우리 팀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네 명이 함께하게 된 거다.

-리더로 팀을 이끄는 게 어렵진 않았나.

▶쉽지 않더라. 잘해야 본전인 자리 아닌가. 내가 원래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 힘들어도 티 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깨가 더 무거웠다. 그러다 멤버들에게 리더 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애들이 나를 잘 다독여줬다. 당시 가인이가 고등학생이었는데 '우리는 네 명일 때 가장 빛난다'라고 쓴 글귀를 적은 쪽지를 내 주머니에 넣어주고 가는 거다. 그걸 보면서 '막내가 응원해주는데 해야지' 싶었다. 친구들도 무게를 덜어주고. 이후에 한 번 더 위기가 왔는데 그땐 나도 힘들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멤버들도 진작 얘기하지 그랬냐며 많이 도와줘서 수월하게 어려움을 넘겼다.

-리더라는 자리가 버겁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면.

▶우리가 처음에는 보컬 그룹이었는데, 아이돌로 성격이 바뀌고 밀도 있게 연습을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 또 리더라는 틀에 갇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감을 많이 내려놨고, 나도 많이 단단해졌다. 지금도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멤버들이 각자 너무 잘해주는 덕분에 내가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News1 김진환 기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News1 김진환 기자
-그룹을 이끌면서 갈등이 생길 땐 어떻게 풀어가려고 했나.

▶우리는 내놓고 싸우지 않는다. 가끔 누군가 삐치는 기류가 느껴질 때는 있는데,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풀어지더라. 자연스럽게 화해하는 편이다. 각자 의견이 다를 때는 대화를 나누고 스태프들에게 조언도 구하며 조율한다. 이런 부분은 멤버들이 잘 따라준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의지하는 멤버가 있는지.

▶내가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래서 멤버들이 알아서 나를 챙겨주려고 한다. 나르샤는 말이 없는 성격인데 한 번씩 느닷없이 고맙단 메시지를 보내고 손편지를 준다. 미료는 항상 '너는 잘할 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가인이는 나를 많이 챙겨주는 편이다. 애들이 내 마음을 헤아려줘서 항상 고맙다.

-정규 7집 '리_바이브'(RE_vive)를 내기까지 공백기가 길었다. 4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리_바이브'를 내기 전 멤버들의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나도 솔로로 열심히 활동하고, 나르샤도 방송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각자가 발전하는 시기였다. 4년 내내 쉰 건 아니고 '리_바이브' 곡 수집은 2017년부터 했다. 조금씩 작업을 했는데 그렇게 늦어질 줄은 몰랐다. 그만큼 앨범에 공을 들였다.

-오랜만에 멤버들과 뭉쳐서 활동을 하니 어땠나.

▶4년 만에 팀으로 컴백하는 거라 부담이 없진 않았는데, 너무 즐겁게 했다. 멤버들과 '케미'도 좋고, 방송도 하다 보니 편해지더라. 매번 무게감을 주기보다는 한 번쯤 편하게 앨범을 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활동이었다.

-지난해 '리_바이브' 컴백 당시 팬들의 서포트도 대단했다. 그렇게 꾸준히 지지해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팬들에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오랜만에 컴백했는데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니까 힘이 나더라. 우리 컴백한다고 홍보하는 사진을 등에 붙여서 지하철에 탄 팬도 있고,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팬들도 있고, 부산에서 올라오는 친구도 있었는데 우리를 좋아해 주는 그 마음이 예쁘고 고맙더라.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김진환 기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 News1 김진환 기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안정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우리가 함께 많은 일을 겪지 않았나. 미울 때도 있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땐 힘이 되고 든든하다. 약간 '찐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누가 갑자기 '나 브아걸 그만하고 싶어'라고 하지 않는 이상 우린 계속 같이 가는 거다.(웃음)

-오랫동안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 활동했기에 후배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 부분도 있겠다.

▶각 아이돌 그룹 리더들이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 보여도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서 보면 정이 가고 '치어 업' 해주고 싶다. 가끔 후배들이 고민 상담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면서 토닥여주려고 한다.

-본인은 어떤 리더인지, 또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되게 열심히 하는 리더. 회사와 그룹 사이 의견을 잘 조율하려고 한다. 팀을 운영하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의연해졌다. 사실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말하는 건 좀 쑥스럽긴 한데.(웃음) 익살스럽고, 유쾌하고, 적당히 생색도 낼 줄 아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

<【나는 리더다】제아 "데뷔 15년 차, 브아걸→솔로 다 즐기는 시기"(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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