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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산다]③게임 1위 '넥슨'은 패션업체와 왜 손잡았을까

안주연 넥슨 디자이너·이한철 슬로우애시드 실장 인터뷰
'MZ세대 타깃' 공통분모로 뭉쳐…"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0-06-08 06:50 송고 | 2020-06-08 11:14 최종수정
카트라이더X슬로우애시드 양사 디자이너 사진.© 뉴스1
카트라이더X슬로우애시드 양사 디자이너 사진.© 뉴스1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대표작들이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들 조차도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게임들이다. 이런 넥슨이 다소 생소한 슬로우애시드와 손을 잡았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패션브랜드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주도한 안주연 넥슨 IP사업팀 디자이너와 이한철 슬로우애시드 실장이 그 궁금증을 풀어줬다.

◇밀레니얼 세대 타깃…"시너지 기대"

"슬로우애시드가 가진 트렌디함과 동시에 컬러, 가볍고 밝은 캐주얼 룩들이 넥슨과 가장 잘 맞아 보였습니다."

지난 4일 진행된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안 디자이너가 밝힌 이유다. 두 회사 모두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가 주고객이고 손을 잡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단순히 옷에 캐릭터를 넣는 것이 아니라 '게임적 감성'을 담아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게임 IP(지적재산권) 옷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했어요."

게임과 패션의 조화가 다소 이질적으로 볼 수 있지만 두 회사는 각사의 정체성이 고루 녹은 완성품을 완성했다.

넥슨 카트라이더X슬로우애시드 의류.© 뉴스1
넥슨 카트라이더X슬로우애시드 의류.© 뉴스1

"주 고객 층인 MZ세대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뻐요. 게임과 패션 두 산업군에서 MZ세대 트렌드는 이종 산업 간 IP와 다양한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이잖아요. 넥슨은 향후에도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두 회사가 수익성만 바라보고 협업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일상에 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바라는 마음에는 시도한 협업이다. 안 디자이너는 "IP사업 자체의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넥슨 브랜드를 자주 경험하고 친숙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컬래버 의류에 욕심은 '금물'…균형성이 우선


그렇다면 이번 협업에서 두 회사가 가장 많이 공을들인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균형성'이었다. 협업 제품임에도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상품은 늘 실패로 돌아갔다. 특정 브랜드가 지나치게 돋보이려 하다 보면 제품의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넥슨)는 슬로우애시드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조화롭게 살리기 위해 각자의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각자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넣으려고 욕심을 내는 순간 컬래버레이션의 의미가 약해질 수 있거든요." 

그 대신 양사는 슬로우애시드에 카트라이더 캐릭터만의 감성을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긴 시간 고민했다. 오버사이즈한 실루엣을 기본으로 하되 뻔하지 않은 색감의 원단컬러와 이색적인 캐릭터의 노출 방향을 고민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한철 슬로우애시드 실장.© 뉴스1
이한철 슬로우애시드 실장.© 뉴스1

특히 슬로우애시드 이 실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그 누구보다 공을 들였다.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도 친구들과 즐겨하던 '카트라이더' 캐릭터가 새겨진 의류를 직접 만들게 됐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카트라이더와의 협업은 가장 어려운 동시에 가장 즐거운 협업이었어요. 카트라이더가 소비자들에게 매우 인지도 높은 게임인 만큼 이번 협업 의류에 대해 이들의 평가가 생각보다 날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뻔한 느낌은 줄이고 재미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게임 캐릭터 소재로 된 의류를 소비자들이 실제 착용했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많은 수정을 거듭했다.

"저에게 넥슨은 게임분야 '최초' '유일'의 역사를 써내려 온 게임업체로 인식돼 있어요. 초등학생 시절 처음으로 '바람의나라'를 접속하기 위해 온라인 계정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 시절에는 꿈도 못 꿔봤을 협업을 지금 하게된 셈이죠."

향후 그는 또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꿈꾼다.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다. 이 실장은 "이번 협업이 진행되기 전 누군가에게 '넥슨'과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더라도 '열심히 해봐'라고 말하며 웃어 넘겼겠지만 지금 상품으로 나와 있지 않나"면서 "맥도날드와의 협업도 단순히 꿈으로만 남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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