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축소된 청 승격 괜찮다는 정은경, 본심일까?…이재갑 "연구기능 이관 철회를"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 복지부 가야 조직 키우고 컨트롤타워 역할"
질병관리청 별도 연구조직 협의…"공무원이라 목소리 못내" 의견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김태환 기자, 이형진 기자 | 2020-06-04 18:00 송고 | 2020-06-04 19:03 최종수정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 승격에 대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산하조직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을 찬성한 배경과 속내에 그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 승격에 대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산하조직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을 찬성한 배경과 속내에 그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이 4일 질병관리청 승격에 대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산하 조직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을 찬성한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하면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하더라도 조직 개편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어서다. 정은경 본부장은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갑 교수, 청와대 게시판에 반대 글 올려…정은경은 시너지 효과 강조

실제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두고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의 복지부 이관을 반대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감염병 연구개발(R&D) 업무에 전문성이 흐트러지고, 행정관료에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은경 본부장이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을 찬성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복지부 직속기관이 돼야 규모를 더 키우는 동시에 보건의료 R&D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고, 다양한 정부 연구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질병관리본부 내에 역학적인 연구와 모델링 예측, 역학조사 방법론, 감염병 역학적 특성 및 실태조사, 감염병 퇴치 등 정책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별도의 연구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직속으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면서도 "저희(질병관리본부)가 판단하기로는 국립보건연구원은 보건의료 R&D 컨트롤타워로서 조직이 더 크고 전문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연구 외에 유전체, 재생의료 등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연구기능을 담당해 복지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연구사업과 통합하고 포괄적으로 진행하면서 발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도 청으로 승격하더라도 연구기능이 필요하다"며 "질병을 잘 관리하는 역학적 연구 및 모델링, 역학조사 방법론, 감염병 특성 분석과 실태조사, 퇴치 등의 정책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연구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는 게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보건연구원도 (복지부 이관으로) 보건의료기술 개발을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지고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차피 감염병 연구는 현안에 집중하는 연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질병관리청과 긴말하게 협력하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복지부 직속기관으로 감염병 업무 외에 보건의료 분야 모든 R&D를 담당하도록 조직을 키우고, 신설되는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연구와 질병 퇴치 업무에 특화한 별도의 연구조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복지부 의견과 일치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연구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며 "범정부적인 협조 체계가 필요한 만큼 복지부에서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고), 그렇게 배경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도 "해외 사례를 봐도 방역 기능과 이를 지원하는 기술개발 기능, 두 개가 병립한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국립보건원(NIH)도 미국 보건복지부 밑에 병렬해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 News1 장수영 기자
질병관리본부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 News1 장수영 기자

◇"공무원이라 반대 의견 불가능"…별도 연구조직 만들어 '잃을 것 없다' 판단도

일각에서는 복지부 소속 공무원인 정은경 본부장이 공식적으로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행안부와 질병관리청 내 별도 연구조직 신설을 논의하고 있어 굳이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을 반대할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는 소수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왔던 이재갑 교수의 반대가 눈에 띈다.

이재갑 교수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질병관리청 승격,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질병관리청 승격에는 황당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질본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본부에서 쪼개 국립감염병연구소를 붙여서 확대한 뒤 복지부로 이관하는 계획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부에 감염병 전문가가 얼마나 있다고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운영하느냐"며 "복지부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행시(행정고시) 출신을 내려 보내던 악습을 두 기관에서 하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재갑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과 신설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질병관리청 산하에 남아있어야 감염병을 대비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질병관리청이 감염병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K-방역 주역이 되도록 격려하고 밀어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629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4명, 인천 7명, 경기 15명, 경북 1명 순이고 검역과정 2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629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4명, 인천 7명, 경기 15명, 경북 1명 순이고 검역과정 2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sj@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