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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아들 가방에 가둔 계모, 반성하는 척 학대 일삼았다

멍자국 관련 아동기관 조사에 "잘못 안다, 그러지 않겠다" 빠져나가
5일 부검 예정…친부 참고인 조사

(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2020-06-04 16:07 송고 | 2020-06-05 09:07 최종수정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이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지난 3일 오후 구속됐다.© News1 김아영 기자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이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지난 3일 오후 구속됐다.© News1 김아영 기자

9살 아들을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는 앞에선 반성하는 척 했지만 뒤에선 폭력을 일삼아온 '악마'였다.

A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천안 서북구 한 아파트에서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의식을 잃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3일 결국 사망했다.
계모 B씨(43)의 학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달 5일 어린이날 A군은 머리가 찢어져 인근 대학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의료진은 A군 팔목 등에 있는 멍 자국을 보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통보했고, 기관 측은 13일께 A군의 집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전문가가 머리 부상에 대해 묻자 A군은 "욕실에서 씻다 비누에서 미끄러져서 일어나다 부딪혔다"고 답했다.

엄마·아빠에게 맞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자 A군은 "맞은 적은 있는데 언제인지, 몇 번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가 부모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B씨는 "작년 10월 아들이 말썽핀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화가 나서 때린 적이 있다"며 "훈육 차원에서 체벌한 것인데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있다. 반성하고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측은 △아동체벌에 대한 인식 △가해자의 성향(잔혹성 등) △반성여부 조사에 협조적인가 등을 파악해 부모와 아이를 분리조치하는데, B씨는 반성의 태도를 보이면서 교묘히 빠져나갔다.

A군의 몸 곳곳에는 오래된 멍과 상처가 있었고, 허벅지에도 담뱃불에 덴 것 같은 상처도 있었지만, 악마의 탈을 쓴 B씨는 기관 앞에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교묘히 빠져나갔고, 뒤에서는 그 말이 무색하게 학대를 일삼아 왔던 것이다.

경찰은 지난 18일 기관으로부터 전문가 상담 내용을 넘겨받았고, 이를 중심으로 조사하던 중에도 계속된 계모의 학대 속에 아이는 세상을 떠났다. 

경찰조사에서도 B씨는 "4차례 정도 아이를 때린 적이 있다"며 "아이가 거짓말을 해 가방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학대로 결론나 있었다"며 "분리조치시킬만 한 부분이 전문가 의견서에 있지 않아 절차에 따라 진행하던 중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B씨를 구속했으나 A군이 사망함에 따라 아동학대 치사로 바꿔 적용했다.

A군의 친부 C씨(44)에 대해서도 학대와 폭행 여부, B씨의 학대·폭행 묵인과 방조 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C씨를 참고인 조사 하고 귀가시켰으나, 부검 이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5일 A군의 더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다. 부검 이후 빈소는 친부의 요청에 따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haena935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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