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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견제론?' 정세균, 측근들에 "오해받을 언행 하지말라" 입단속

정세균 총리, 이낙연과 경쟁구도 부상에 '국난극복에 매진하겠다' 의지 피력
정 총리 선 긋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대권 도전설 꾸준히 나와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20-06-03 17:37 송고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 총리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세균(丁世均) 전 국회의장(69)을 지명했다.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에 발탁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사진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이 지난 2017년 6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악수하는 모습. (뉴스1 DB) 2019.12.1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 총리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세균(丁世均) 전 국회의장(69)을 지명했다.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에 발탁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사진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이 지난 2017년 6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악수하는 모습. (뉴스1 DB) 2019.12.17/뉴스1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이낙연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굳히면서 정세균 총리가 부쩍 여의도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당내 인맥이 넓은 정 총리의 '이낙연 견제론'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 전·현직 국무총리이면서, 정 총리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물려받아 이 의원이 당선됐다. 또 친문(친문재인) 직계가 아닌 범친문이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이래저래 겹치는 점이 유독 많은 두 전·현직 총리가 여권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의도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이낙연 견제론'을 접한 정 총리는 측근들에게 '각별히 언행에 주의해달라'며 입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미는 듯한 언행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 총리의 확고한 뜻이라고 한다.

김부겸·홍영표 등 특정 인물에 정 총리와 가까운 의원들이 힘을 보태면 '이낙연 견제'와 같은 오해를 받는다는 우려에서다. 정 총리가 이번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부겸·홍의락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과 최근 위로 겸 식사를 한 사실도 측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 만나 "정 총리가 그야말로 '함구령'을 내렸다"며 "지난 원내대표 경선 때나 의장단 선거, 8월 전당대회 등에서 오해를 받을 만한 행동을 절대 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국난극복에 매진하고 있는 정 총리는 여의도 정치에 거리를 두며 "국난과 경제위기 극복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수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모들 사이에서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총리직에서 물러나 대권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일정표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총리는 코로나19 국난극복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현재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행보를 정하지는 않겠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여의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자 정 총리는 자신이 주도한 국회의원 공부 모임인 '광화문 포럼'에도 당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계획이다. 현 시점에서 의원들을 두루 만났다가 정치적 행보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최근 '광화문 포럼' 관련 기사가 다수 나온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면서 측근 의원들에 "광화문 포럼 기사가 왜 이리 많이 나오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6선을 지낸 정 총리는 17대 국회부터 '서강포럼'이라는 공부 모임을 주도하다 20대 국회 들어 '광화문 포럼'으로 개편했다. 21대 국회 들어 초선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포럼 멤버가 40여명으로 늘었다. 덕분에 정 총리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눈들도 많아졌다.

실제 당내 기반 측면에서는 정 총리가 오랜 세월 비주류에 속해온 이 의원보다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주자로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총리는 세 차례 당대표를 지내면서 당 안팎에 '에스케이(SK)계'라고 알려진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당에 친문 세력이 강화되면서 조직이 위축됐지만, 여전히 '어려울 때 정세균 신세를 안 져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내 입지가 공고하다.

당 대표 도전에 마음을 굳힌 이 의원 입장에선 정 총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미묘한 역학관계는 내년 대선 레이스가 예열되면 더욱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 측근 인사는 통화에서 "정 총리가 김부겸 전 의원을 측면지원한다는 소문은 너무 나간 것"이라며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코로나19와 경제위기 극복에만 집중하고 대선 준비는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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