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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태년의 특별한 인연…“안기부 밤샘 고문’에 접견투쟁”

국정원 “수사방해” 주장에 “인권옹호활동” 맞서…‘요주의 인물’ 찍혀
이 “산업재해 재해 제도개선해 달라 부탁에 '공약지키겠다' 약속”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2020-05-12 18:18 송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0/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0/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177석 거대여당의 원내대표에 4선 출신의 김태년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지사와 김 원내대표와의 인연은 1989년 성남에서 함께 사회운동을 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사는 12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의원은 1989년 제가 성남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할 때 학생으로 청년단체 활동을 했다. 저는 노동인권, 시민단체운동을 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1995년인가 그(김 의원)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안기부에 끌려갔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부인이 돌도 안 된 큰애를 안고 내곡동 국정원 앞에서 매일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저는 성남 일대와 동부지역 일대의 학생 노동, 시국사건을 맡고 있었고, 당연히 그 사건을 맡게 됐다”며 김 의원과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그 때도 안기부에서 사람들 데려다가 고문할 때다. 전기로 지지는 것은 안했지만 물리적 폭력도 가하고 밤새도록 엉거주춤 세웠다. 그 때 처음으로 접견투쟁을 시작했다. 매일 접견하는 것이다. 그 전에는 며칠에 한 번씩 가고 재판 준비 필요할 때 갔다. 그런데 사람을 괴롭혀서 사건 조작하니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어 자유로운 접견 시간을 이용해 윤 모 변호사 하고 매일 교대로 접견을 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정원의 담당간부가 “왜 매일 오느냐, 아니 자백할만하면 와서, (자백을) 되돌려 놓는다”면서 매일 오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그 간부가 “‘(이렇게 하는 것은) 수사 방해 아니냐’며 정당한 변호사 활동까지 걸고 넘어져 ‘수사방해 아니고 인권옹호활동’이라고 맞섰다. 갈 때마다 그 일로 싸웠다”고 국정원과의 악연을 소개했다.

이 지사는 “어느 날 보니 우리가 한 얘기를 갖고 (국정원에서) 김태년 의원을 괴롭히더라. ‘너 왜 변호사에게 얘기했느냐’고 해서, (귀퉁이에 카메라가 안보이게 달려있는 것을 알고) 그 다음부터는 글로 써서 의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김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사령탑을 맡는다. 2020.5.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김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사령탑을 맡는다. 2020.5.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그런데 그 다음에 갔더니 “‘왜 말로 안하고 써느냐’며 괴롭힌다는 말을 (김태년 의원으로부터) 듣었다”며 “예기를 하면 녹음하고 카메라 찍을 수 있는데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괴롭힌 것이다. 잠도 못 자게 하고 팔 들고 엉거주춤 자세로 서있게 괴롭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김태년 의원에게) 하지마라. 안하면 (국정원이) 폭력을 행사한다. 차라리 맞아라. 그게 고문 아니냐. 혹시 그런 것 있으면 공개 기자회견해서 폭로해 줄 테니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그것을 그 친구(국정원)들이 들었다. 그 뒤부터는 그런 것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김태년 의원은 큰 것 없이 이적표현물 정도로 가볍게 처리돼 종결됐다”며 “몇 년 지나서 국정원 관련자들에게 얘기를 들었는데 제 파일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요주의 인물, 나쁜 놈’이라고, ‘자기들을 협박했다’고 기록을 해 놨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를 계기로 김태년 의원과 30여년 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내대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평생 철들자마자 본인이 감옥가면서 치열하게 추구했던 가치가 있다. 이제 177석 거대여당의 원내 대표가 되었으니 역사와 국가가 요구하는 과제들에 대해 크게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저하고 개인적으로 약속한 것 하나 있다. 제가 산업재해 사망률 전 세계 최고인데 그것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을 꼭 좀 해 달라 부탁했다. ‘나한테 한 공약’이라며 지키겠다고 했다”며 “근로감독관 증원, 지방자치단체 노동감독권 공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중대재해징벌배상법 이런 것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성남지역에서 4선 의원을 한 뒤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에 올랐으며,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선 뒤 경기도백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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