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단독]박능후 성 소수자 대응 발언에 놀란 김경수 "오해 일으킬 수도"

박능후 복지부 장관, 오전 중대본 회의서 "성 소수자 적극 대응" 발언
김경수 경남지사 "정부가 성 소수자 표적 대응 오해 발언" 지적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2020-05-11 12:54 송고 | 2020-05-11 13:19 최종수정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있다. 메시지에 따르면 김 지사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에 대한 정부 대응이 성소수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박 장관의 인식이 걱정된다고 보냈다. 문승욱 국무2차장은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로 재직하다 지난 8일 임명됐다. 2020.5.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있다. 메시지에 따르면 김 지사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에 대한 정부 대응이 성소수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박 장관의 인식이 걱정된다고 보냈다. 문승욱 국무2차장은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로 재직하다 지난 8일 임명됐다. 2020.5.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부가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성 소수자'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발생한 이태원 클럽이 성 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민감해 하는 눈치다. 자칫 방역 관리와 무관하게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성 소수자에 대한 정부의 민감도는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 참석자간 그룹 메신저 내용을 통해 포착됐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등이 있는 메신저 그룹에 박능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좀 전 중대본 회의 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태원, 논현동, 익선동이 성 소수자들의 이동경로이니 적극 대응해달라는 발언은 대단히 위험한 얘기'라며 '성 소수자 차별일 뿐만 아니라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에 대한 정부 대응이 성 소수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는 사회관계장관회의 시작 전에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포함한 각 중앙부처 및 17개 시·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메시지에 따르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이태원, 논현동, 익선동 내 감염자 파악 및 방역 관리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초발 확진자가 다녀온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은 성 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성 소수자들이 자주 찾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태원, 논현동, 익선동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라는 차원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클럽들은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한 유흥시설이다. '성 소수자 이동경로' 등의 언급은 '성 소수자=감염자'란 낙인을 찍을 수 있다. 또한 해당 시설 방문자는 모두 성 소수자로 받아들여질 경우 성 소수자 유무를 떠나 감염자들은 점점 더 숨어버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중대본과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은 공식적으로 이태원 클럽 확진자와 관련해 성 소수자 표현을 언급한 적이 없다. 구분하는 용어는 감염자와 접촉자일 뿐이다. 더구나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을 성 소수자로 구분할 경우 접촉자 찾기만 어렵다.

최근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 뿐 아니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기간 전후로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사람들에 대한 감염 위험을 알리고 있다. 성 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감염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태원 일대를 4월 30일부터 5월 6일 사이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외출을 삼가하고 대인 접촉을 최소화 한 뒤 보건소나 1339로 신고해야 한다. 코로나19의 경우 무증상 감염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진단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1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성 소수자 낙인, 차별 우려 등과 관련해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시 개인 정보를 엄격히 보호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지금 진단검사를 촉구하고 권하는 것은 방역의 차원일 뿐 개인의 신상이 특정화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all@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