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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 '방구석1열' 장성규 "첫 고정 예능…10년·20년 같이 늙어가고파"(인터뷰)

"장윤주·정재형·변영주 잘 따라간다는 마음으로"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정유진 기자 | 2020-05-03 07:00 송고
방송인 장성규/JTBC 제공© 뉴스1
방송인 장성규/JTBC 제공© 뉴스1
하나의 영화를 두고 다각적인 시선으로 보는가 하면, 하나의 이슈를 두고 그에 맞는 영화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선정된 영화는 천만영화도 있는 반면 대중과 낯선 독립영화가 다뤄질 때도 있다. 대상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박찬욱이기도 하고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기도 하다. 주제는 더욱 다채로워서, 사랑 환경 교육 가족 등을 다루기도 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처럼 현재진행형의 사회이슈를 파고들 때도 있다. 영화를 두고 가장 많고 넓은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 JTBC '방구석 1열'이다.

'방구석1열'이 2018년 5월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벌써 방송 2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200여편의 영화를 다뤘고 150명이 넘는 회원들이 방구석을 찾았다. 영화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것을 즐기고, 이런 해석을 주고 받는 걸 즐기는 영화팬들은 새로운 형태의 영화 프로그램의 등장에 환호했다. 호평 속에서 자리를 잡은 '방구석 1열'은 '방구석 1열' 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기 위한 고민을 해왔다. 어떤 영화를, 어떤 사람을, 어떤 주제를 또 어떻게 다룰 것인지 매주 치열한 고민 속에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들이 탄생했고 그것이 곧 '방구석 1열'이 가진 힘이 됐다. 지난 2년간 이같은 고민 속에서 시청자와 만난 '방구석 1열'의 원년멤버 장성규와 변영주 그리고 김미연 CP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변영주 감독이 '방구석 1열'로 돌아와서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변영주) 준비하던 영화가 뒤로 밀려서 그때 하필 김미연 PD가 '용돈 이나 벌어라' 하고 명을 내려주셨다.(웃음)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워낙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서 합류해서 하고 있다. 다시 하니까 좋다.

-다시 돌아왔는데,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주는 만큼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나.  기대하는 만큼 더욱 많은 재미를 줘야한다든지.
▶(변영주) 재미는 PD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못 하면 '방송이 내 직업이 아니니까요' 하고 물러나면 된다. 슬쩍 지나갈 수 있다. 'PD가 연출력이 안 늘었더라. 변화가 없어'라면서.(웃음)

▶(장성규) 이번에 확실히 느낀 게 변영주 감독님의 말씀도 좋지만, 정신적 지주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중심을 잡아주는 분이고 존재만으로 힘이 있다. 안 계시다가 계시니 더 절감하게 되더라.

▶(변영주) 나 대신 세트장에 내 사진을 하나 붙여놓아. 

▶(장성규) 하하, 입체적으로 계셔야지.

-방송 2주년을 앞두고 있다. 초기부터 프로그램에 있었던 사람들로서의 소감을 듣고 싶다.

▶(김미연) 이렇게 길게 할 줄 몰랐다. 일단 초기부터 해주셨던 분들의 힘이 컸다. 여기까지 오는 (윤)종신 선배 힘도 컸고, 변 감독님도 많이 노력하시고 수고해주셔서 (장)성규가 자유롭게 되면서 중간부터 더 속도가 붙었다.(웃음) 출연진 변화에서 분위기가 바뀌면서 덜컹거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초심 그대로 영화에 집중하는 '이야기 인문학'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그 덕분에, 또 꾸준히 프로그램을 봐주신 분들 덕분에  이렇게 2주년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영화감독 변영주/JTBC 제공© 뉴스1
영화감독 변영주/JTBC 제공© 뉴스1
-장성규씨는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도 '방구석1열'의 원년멤버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성규) '방구석 1열'은 내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이고 계속 함께 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감사하게도 요즘 많이 바빠졌는데 나를 위해 투자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나도 모르게 정체될 수도 있고 뒤로 물러설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방구석 1열'이다. 멈춰있는 느낌에서 해방될 수 있는 여지를 줘서 감사하다. 하루를 살면서 뭔가를 배우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곤 하는데, '방구석1열'에서 내가 배우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내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이었고 앞으로 가장 오래 함께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10주년, 20주년, 30주년을 챙겨서 MBC라디오처럼 '골든 마우스 상' 같은 것도 만들어지면 받고 싶다.(웃음) 같이 늙어가고 싶다.

-장성규씨는 오래 하고 싶다는데, 변감독님도 같은 생각인지.

▶(변영주) 이 친구들이 내 상을 치러주는 게 꿈이다.(웃음)

▶(장성규) 변영주 감독님 가실 때까지는 이 프로그램 유지해야 한다.

▶(변영주) 내게 몇달의 여유가 더 생겼을 때 김미연 PD의 출연 제안에 큰 고민은 없었다. 워낙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여기 와서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내가 하는 일과 아주 많이 다르지 않다. 친구들과 영화 보고 와서 하는 이야기 중에서 욕설이나 나쁜 말을 빼고 하면 된다.(웃음) 영화 프로그램은 다른 방송에도 있지만, 쉽지 않다고 들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영역의 것인데 많이 얘기 해주셔서 감사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 다시 복귀해 첫 회를 하는데 (장)윤주씨와 (정)재형이 너무 좋았고 성규도 너무 좋더라. 아는 녀석이 옆에 있어서 편했다.
'방구석 1열' 캡처 © 뉴스1
'방구석 1열' 캡처 © 뉴스1
-새 MC 구성을 두고 제작진은 어떤 고민을 했나.

▶(김미연) 예능 MC말고 자기만의 자리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분들이 오길 바랐다. 또 영화에 관심이 많고 세상을 보는 눈이 따뜻한 분들을 원했다. 두 분이 MC라는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셨고 빨리 자리를 잡아서 패밀리를 꾸릴 수 있게 해준 것은 두 분의 힘이 크다. 바쁜데도 불구하고 영화나 인문학에 대해 열심히 보고 준비해와서 굉장히 큰 힘이 됐다. 프로그램이 방대한 분야의 인문학을 다루는 만큼 걱정했는데 그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서 콘셉트를 이어가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장성규씨는 새 MC들과 제일 많이 호흡을 맞추는데.

▶(장성규) 재형이형, 윤주누나는 너무 동네 형, 누나같다. 내가 그분들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지 몰랐다. TV에서 뵙던 분들이고, 워낙 나보다 한참 선배여서 조심스럽게 인사드리고 했는데 편하게 마음을 열고 풀어주셔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귀여운 막내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JTBC © 뉴스1
JTBC © 뉴스1
-MC 교체 시기에 역할 변화를 예상하진 않았나.

▶(장성규) 난 나를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은근히 내려놓는 것도 잘 하더라. 큰 기대 없이 일단 방해만 되지 말자 싶었다. 재형이형 윤주누나가 '의지가 돼줘'라고 했는데 그렇게 내게 역할이 더해진다는 게 부담스러워 '저는 그냥 형, 누나 잘 따라갈게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게 나도 더 마음 편안하게 할 수 있더라. '방구석 1열'에서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한 아이로서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임했다.

▶(김미연) 말은 이렇게 해도 장성규씨가 많은 역할이 많다. 입술 부상을 당해서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변영주) 예전에는 게스트들이 'JTBC의 재미있는 아나운서' 정도로 알고 오셨다면, 지금은 '어? 장성규씨다'라고 한다. 성규가 호감도가 높고 친숙한 사람이잖나. 게스트들이 편하게 방어벽을 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에는 성규의 역할이 크다.성규가 그만큼 사람들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아는 것 같다.

-요즘에도 직접 영화 소개를 준비하나.

▶(장성규) 지금은 작가진이 많이 도와주시고, 내 스타일대로 써주셔서 잘 읽기만 하면된다. 내가 자연스럽게 받아서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게 다행이었다. 무리수인 걸 알아서 금방 없어지겠지 싶었는데 다행이다.  

▶(변영주) 심지어 이제는 게스트들이 이 코너를 기다리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저작권 등 여러 문제로 해외 영화나 오래된 영화들을 소개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었는데.

▶(김미연) 자리를 잡으면서 많은 배급사나 새로 개봉하는 영화의 저작권을 열어주는 곳이 많이 늘어서 감사히 활용하고 있다.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의 폭이 넓어져서 다양한 토크를 할 수 있다. MC들이 바뀌고 흔들릴 수도 있었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도 '방구석1열'을 볼 수 있다.

▶(김미연) 주변에서 넷플릭스에서는 아무 프로그램이나 선정하지 않는다길래 조금의 뿌듯함도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 콘텐츠들을 많이가지고 있어서,우리가 방송에서 소개하는 영화를 피드에 올려주기도 하더라. 요즘엔 여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서 우리도 이런 협업이 반갑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선정해볼까 고민도 하고 있다. '두 교황' '결혼이야기' 등 좋은 영화들이 많다.

▶(변영주) 넷플릭스 특집 재미있을 것 같다. 왓챠 특집, 넷플릭스 특집처럼.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장성규) '부부의 세계'가 본방송은 19금으로 나가고 재방송은 19금을 풀고 재편집해서 나가더라. '방구석1열'도 19금 버전으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센 영화도 조금 더 자유롭게 다뤄보는 거다. 영역을 넓힌다면 그런 방법도 좋지 않을까.

<【N딥:풀이】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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