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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③ 핫펠트 "페미니스트, 스스로 숨겨야 할 부분이라 생각 안해요"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0-04-23 08:00 송고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 뉴스1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 뉴스1

그룹 원더걸스 출신 예은에서, 가수 핫펠트(HA:TFELT)로서 또 다른 음악 인생을 그려내고 있는 그가 데뷔 14년 만에 첫 번째 정규 앨범 '1719'를 내놓고,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진심이 담긴 음악과 마음이 느끼는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예은의 의지가 담은 필명 '핫펠트'가 선보이는 첫 정규는 어떨까.

23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이번 앨범 '1719'는 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17~19세와 같이, 핫펠트가 싱어송라이터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와 함께 본인의 이야기를 그만의 문체로 풀어낸 동명의 책 '1719 (부제: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도 발간하며 인간 박예은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은 '새틀라이트 (feat. 애쉬 아일랜드)'(Satellite)와 '스위트 센세이션 (feat. 쏠)'(Sweet Sensation)이다. '새틀라이트'는 '단지 넌 스스로 빛날 뿐야. 넌 너만의 길을 가'라는 메시지를, '스위트 센세이션'은 '완벽한 하루가 될 거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를 포함해 개코, 최자 등이 참여한 총 14곡이 앨범에 수록됐다.

가족, 사랑, 이별 등 자신의 잠겨 있던 시간들을 진솔하게 고백하듯이 돌아온 핫펠트는 여전히 단단한 모습을 내비쳤다. 히피펌 스타일에 말간 얼굴로 취재진을 반긴 핫펠트는 차분하면서도 강인함이 담긴 목소리로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첫 솔로 '미?'(Me?)를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음악으로 표현하는 핫펠트와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 뉴스1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 뉴스1
<【N인터뷰】②에 이어>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

▶정말 전곡을 애정한다. 그래서 한 곡을 고르기 어렵지만, 그중 '블루버드'(Bluebird)라는 곡이 있다. 지난 2018년에 '파랑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들었던 곡이다. 파랑새 프로젝트에선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했을 때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여성 아티스트분들, 남성 아티스트 분들도 계셨지만 사회적 편견과 시선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나 자신을 '파랑새'에 비유해서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하는 그런 프로젝트였다. 음악으로 혹은 그림과 영상, 사진, 글을 통해서 전시를 진행했었다. 이런 걸 담은 '블루버드'라는 곡을 통해 듣는 분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

-평소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표출해왔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사실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다. 우선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사전적인 의미로 해석해서 받아들였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한 것이다. 물론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안 좋은 시선을 가진 분들은 이 단어에 어떤 특정 집단의 말과 의미들을 추가해서 거기에 저를 대입시켜서 바라보는 것 같다. 저는 페미니스트이고, 저 스스로 창피하고 숨겨야 할 일, 혹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페미니스트인 게 싫으신 분들은 욕을 하셔도 된다.

-2018년도에 '원더우먼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서 발언한 것도 화제가 됐다. 당시에 'Boys be ambitious'를 언급하며 'Girls be louder'라고 말했는데.

▶그때 강연용을 위해 글로 먼저 썼었고, 그 글을 잘 다듬어서 거기서 나오게 됐다. 내용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어렸을 때부터 무슨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꼭 해야 시원하더라. 안 하면 거기에 계속 멈춰 있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표현하고 살아가려고 한다. 그때 'Girls be louder' 역시 이런 내 생각이 담긴 것이다. 말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하기 때문에 늘 그렇게 행동한다.

-비혼주의자 임을 선언하기도 했는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말 하고 싶은, 함께 할만한 사람이 있으면 결혼을 하는 것이고, 아니면 충분히 혼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이 필수 조건이 아니었으면 생각해서 비혼주의자라고 말한 것이다.

-이번 앨범에 이러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만든 곡도 있나.

▶앞서 말한 '블루버드'가 그렇다. 이 곡은 여성분들을 위한 곡이기도 하다. 스토리도 보면, 꽃들 속에서 태어나서 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다가 알고 보니 나는 새였다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물론 이 얘기를 꼭 여성분들에게 국한시키고 싶지는 않다. 사회적인 편견은 어디에나 있다. 인종적인 차별도 있고, 신체적인 차별도 존재하는데 그런 주변의 시선이나 누군가가 '너는 뭐다'라고 말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블루버드'에는 이런 내용을 담아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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