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전맨' 박철우 "V리그 더 재미있게 만들어 드릴 것"

[S1인터뷰] "10년 간 함께했던 삼성 팬들에게 감사"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0-04-21 06:38 송고
한국전력의 박철우. (한국전력 제공) © 뉴스1
한국전력의 박철우. (한국전력 제공) © 뉴스1

올 시즌 프로배구 남녀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이적이었다. 영원한 '삼성맨'일 것 같았던 박철우(35)가 삼성화재를 떠나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박철우조차도 "아직 한전과 계약을 했다는 것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어색하다"고 했다.

2019-20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전은 박철우를 데려오면서 단숨에 중위권으로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철우는 "V리그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일 "연봉 5억5000만원과 옵션 1억5000만원, 계약기간 3년 조건으로 박철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한국 최고의 라이트로 꼽히는 박철우지만 30대 중반을 지난 나이에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한 결정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20일 뉴스1과 전화가 닿은 박철우는 "아직 어벙벙하다"라며 "(이적을 할 것이라고)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기분이 좋지만 걱정도 앞서고, 설레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철우의 이적은 한전의 적극적인 오퍼 덕분에 이뤄졌다.

구단에서 지난 16일 연락을 한 뒤 협상이 진행됐고, 17일 계약서에 사인했다. 한전은 박철우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밀었고, 박철우도 고민 끝에 새 팀으로의 이적을 결심했다.

그는 "주변에서 내가 한전에 간다는 이야기가 들리길래 처음에는 '무슨 소리야'라고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짜 연락이 왔었다"고 돌아본 뒤 "처음 연락을 받고 그 다음날 바로 계약을 했다. 워낙 적극적인 오퍼였고, 길게 끌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2009년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 팀에서 주장을 맡는 등 '배구명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2009년 이적 당시 현재 와이프인 신혜인씨의 부친인 신치용 전 감독(현 진천선수촌장)의 오퍼를 받아 화제가 됐던 바 있다.

박철우는 "장인 어른께서 삼성에서 20년, 저도 10년을 있었다"라며 "좋았던 기억도 많고, 힘들 때도 있었다. 와이프가 이적 소식을 듣고 참 많이 울더라. 그만큼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장인은 고민하는 박철우를 향해 "가치를 인정해 주는 팀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 박철우가 블로킹에 성공한 뒤 신치용 감독과 환호 하고 있다. 2014.4.3/뉴스1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 박철우가 블로킹에 성공한 뒤 신치용 감독과 환호 하고 있다. 2014.4.3/뉴스1

그는 "장인과 상의를 드렸는데, '다른 것 생각말고 프로로서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이 좋은 것이다. 선수로서 마지막 FA기 때문에 너 자신만 생각하라'고 조언해 주신 덕분에 결정하기가 편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일 처음 팀에 합류해 인사를 한 박철우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그는 "20일에 인사를 드렸고, 이번 주에 가볍게 개인 훈련을 할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박철우는 아쉽게 작별하게 된 삼성화재 팬들과 새롭게 만날 한전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삼성화재 팬들을 향해 "지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좋은 기억이 많았다. 항상 같이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면서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선수로서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 팬들에게는 "새 팀에 가서도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잘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한전 팬들이 원하시는 목표를 함께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철우의 합류로 한전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박철우는 "주변에서 '리그가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칭찬이라 생각한다"고 웃은 뒤 "꼭 팬들이 원하는 대로 V리그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alexe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