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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아버지 차범근 가끔 미웠다…큰 벽이었다"

AFC 인터뷰서 조명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0-04-19 19:47 송고 | 2020-04-19 19:48 최종수정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 FC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거머쥔 FC서울의 차두리 선수가 부친 차범근 감독에게 우승메달을 걸어준 뒤 포옹을 하고 있다. 2015.10.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 FC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거머쥔 FC서울의 차두리 선수가 부친 차범근 감독에게 우승메달을 걸어준 뒤 포옹을 하고 있다. 2015.10.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차두리(40·현 오산고 감독)가 한국 축구의 '전설' 이자 아버지인 차범근(67)의 그늘로 인해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소회를 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한국시간) 차두리의 인생 스토리를 소개했다.
AFC는 "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 아버지(차범근)의 명성으로 인해 차두리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밝혔다.

차두리의 부친인 차범근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120경기에 나와 50골을 넣었고, 2차례 UEFA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축구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차두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슈퍼스타'의 아들이었다.
차두리는 "가끔 아버지가 미웠다"라며 "그가 이룬 업적은 내게는 큰 벽과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축구 선수로서 아버지는 목표였고, 아버지처럼 위대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차범근은 1980년대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에른 레버쿠젠에서 최고 스타였다.

독일에서 태어난 차두리는 당시를 돌아보며 "(아버지 덕분에)가족들이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차두리는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고려대 재학 중이었던 차두리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돼서 굉장히 놀랐다"라며 "아직 프로에 가지 않은 선수를 뽑았다는 점에서 당시 화제를 모았다"고 돌아봤다.

차두리는 "히딩크 감독은 내가 빠르고, 좋은 피지컬을 갖췄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지쳤을 때 투입되는 조커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인 월드컵 4강을 이끌었던 차두리는 이후 독일로 돌아가 아버지가 뛰었던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독일에서 여러 팀을 돌며 아주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한 것은 아니지만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압박감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서 차두리는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차두리는 2005-06시즌 프랑크푸르트에서 푼켈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공격수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차두리는 "당시 골을 넣지 못해서 압박감이 컸고, 매 경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푼켈 감독의 풀백 제안을 받아들인 뒤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두리는 자신이 태어난 독일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는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지만 독일에서 꾸준한 활약 끝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한국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차두리는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 뛰었던 국가대표 라인업을 선수시절 최고로 꼽았다.

당시에 2002 한일월드컵에서 뛰었던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외에도 젊은 세대인 기성용, 지동원, 구자철, 손흥민 등 신구조화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2011년 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3위에 오른 바 있다.

차두리는 "2011년 팀은 전술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최고의 팀이었다"고 했다.

셀틱을 거쳐 뒤셀도르프(독일)에서 뛰었던 차두리는 2013년 K리그 FC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FC서울에서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차두리는 2015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차두리는 "한국에서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부담이 크다"라며 "축구를 잘하면 사랑을 받지만 못하면 큰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난 항상 행복했고, 팬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떠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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