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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제시계가 '방역'으로…'코로나 뉴노멀' 최소 2년 간다

[코로나로 바뀐 세상]<하> 홀대받던 '비대면'의 역습
효율성 대신 '위험 제거'가 대세로…세계화마저 퇴보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0-04-17 06:00 송고 | 2020-04-17 08:59 최종수정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일상을 극도로 좁게 만들었다. 먹고 마시며 일하고 공부하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비대면(언택트·untact)이 대세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뉴 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한 표준)의 씁쓸한 단면이다. <뉴스1>은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과 그 의미를 상·하 2회에 걸쳐 조명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텅빈 뉴욕 타임스퀘어. © AFP=뉴스1


앞으로 최소 2년 동안 소비와 생산을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기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 경제의 도래다. 뉴노멀이란 시대변화에 따라 표준이 되는 새로운 정상 상태를 가리킨다.


코로나 뉴노멀은 △비대면 △탈(脫)세계화 △불확실성 최소화 전략 등의 특징을 띠게 된다. 이런 뉴노멀에 적응한 기업은 생존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한다. 특히 코로나 뉴노멀은 단기간이 아닌 수년에 걸쳐 지속될 추세기에 더욱 그러하다.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아무리 짧아도 18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칭 '낙관론자'인 빌 게이츠마저 완전한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몇 년(couple of years)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급속한 변혁을 거치게 된다.


소비 측면에서는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한 비대면(언택트, untact) 경제의 부상이 불가피해졌다. 전통적 대면 서비스는 쇠퇴할 것이며, 비대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통신(IT) 산업과 흔히 '방구석 경제'로 불리는 개인화 서비스가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탈세계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전 세계가 방역을 위해 인적·물적 교류를 제한하면서 국제 교역은 줄어들 것이고, 그에 따른 충격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응하는 민관 협력은 이전보다 더욱 끈끈해질 전망이다.


뉴욕 증시 폭락에 반응하는 남성. © AFP=뉴스1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시계를 이와 같은 뉴노멀에 맞춰야 이번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제적 방역 모범국으로 신뢰받는 한국은 적절한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 사태 이후 완연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제 비대면은 '기본'…방역이 산업 재구성한다


뉴노멀을 향한 변화는 '소비'에서부터 일어나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할 전망이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대면 접촉에 따른 감염 우려를 줄이고자 비대면 경제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개인 간 접촉을 필수로 하는 관광업이나 영화업, 행사대행업 등 서비스 업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대신 배달음식과 넷플릭스·유튜브 등 개인화 영상 플랫폼, 화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기술(IT)·전자산업 등이 위기 상황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소매도 IT·온라인과 융합될 수밖에 없게 됐다. 포장 판매가 중심이 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점포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부문에서도 스마트 뱅킹과 핀테크가 확고한 대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줄지어선 음식배달 전용 오토바이들. 2020.4.6/뉴스1


자연스레 기업의 생존도 이러한 소비 변화에 맞춰 얼마나 빨리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느냐에 달려있다. 코로나 방역 수칙에 걸맞은 산업만 선택적으로 생존한다는 얘기다.


최형광 숭실대 IT물류학과 교수는 "비대면 서비스는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해도 마이너한 옵션이었지만 이제는 반드시 필요한, 메이저한 옵션으로 자리잡게 됐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로 비즈니스 모델에 IT를 접목하고 활용하는 방안이 기업의 생사를 가르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3일 펴낸 올 1분기 경제주평에서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변화에 부합하고 신성장 산업에서 선도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개발 투자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십년간의 세계화가 '뒷걸음질'…핵심은 '위험제거' 


공급 측면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물건만 아니라 인적 교류도 위축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주요 경영인들의 입국까지 제한한 상태다.


지난 수십년간 대세였던 세계화와 자유 교역엔 부분적인 퇴보가 불가피해졌다.

수출을 기다리는 울산의 완성차. 2020.3.18/뉴스1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에 따라 '탈세계화'가 진행될 것이며, 반대로 국내 공급사슬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금은 과거처럼 국제 분업 등의 '효율성'을 경제 활동 중심에 뒀다가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공장 가동중지, 영업장 폐쇄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 경영패턴도 변화하게 된다. 절대적인 효율성보다는 불확실성이나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코로나 뉴노멀에는 더욱 알맞다.


최 교수는 "이전까진 비용절감이 기업 경영의 포커스였다면, 이제부터는 리스크 관리가 경영의 중심이 된다"며 "예를 들어 지금까지 기업들은 비용절감에 집중한 탓에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았으나, 이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재고를 비축할 것이고 안전관리에도 철저를 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리스크 관리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전략으로 진화한다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최 교수는 "위기 속에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며 "특히 소비자에게 신뢰를 보장하는 회사가 클 것이다. 예컨대 쿠팡처럼 소비자에게 일정한 배송을 개런티(보장)해 줄 수 있는 기업은 최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포지셔닝이 좋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 지원도 뉴노멀에 맞춰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코로나 뉴노멀에 맞는) 여러 서비스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과감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가 절호의 기회다. 지금 IT와 4차산업혁명 전환에 상당한 투자를 하면 10년 후 한국은 진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코로나 경제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민관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최근 기준금리 대폭 인하, 추경 편성 등 사상 초유의 통화재정 정책을 단행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력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이 공유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확립하고, 기업의 적극적 투자를 통한 핵심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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