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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더니 61세 장남 둔갑?"…네이버 댓글이력 공개 한달, 드러난 '민낯'

"여잔데 부끄러워" vs "61세 장남인데"…작성자는 '동일'
"힘내자·긍정적으로 바라보자"…일부선 '선플' 행렬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4-16 06:30 송고 | 2020-04-16 10:41 최종수정
 
 

"난 여자지만 너무 부끄럽다 (중략) 스토커 같다. 왜 저러지, 좋아하나."

"난 61세 장남인데 재산문제로 형제들이 갈등해서…."
두 '댓글'은 문장만 읽어보면 다른 사람이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한 명의 사용자가 올린 글이다.

이 사용자는 익명에 숨어 성별을 바꾸고, 꾸준히 세월호 유족·특정 지역·여성 연예인 등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 약을 투약하고 실신한 연예인을 향해선 '저 세상으로 가라'며 악담도 서슴지 않았다. 또 총선을 앞두고 선거 유세에 나선 여성 후보와 이를 돕는 남성 정치인을 '부부'로 표현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했다. 이 사용자가 지난 한달간 남긴 댓글은 300개에 달한다.

같은 이용자가 단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같은 이용자가 단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지난달 19일 네이버가 사용자의 댓글 이력을 공개한 이후 누리꾼들의 댓글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댓글 이력 공개 후 전체 댓글과 함께 악성 댓글도 줄었으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한편에서는 선플을 이어가고 있는 이도 있었다.
성별과 직업, 거주지를 바꾸지 않아도 꾸준히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이들은 이전처럼 연예, 정치, 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특정인을 비방하고 조롱했다.

한 이용자가 작성한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한 이용자가 작성한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반면 다른 한 곳에서는 꾸준히 '선플'을 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의 댓글 이력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이나 선행을 베푸는 미담 기사에 '힘내자',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감동이다' 등의 댓글을 꾸준히 달고 있었다.

한 이용자는 손발이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베트남 청년의 기사에 "너무 감동적이고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30여난간 과일을 팔아 모은 돈 400억원을 기부한 부부의 기사에도 "너무 대단하다. 대학은 정말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저분들의 뜻을 잘 따라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깊이 존경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왼쪽부터) 이용자 A, B의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왼쪽부터) 이용자 A, B의 댓글(네이버 캡처)© 뉴스1

실제 악플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 전체 댓글 수와 규정미준수로 삭제된 댓글 수는 모두 줄었으며 특히 욕설과 인격 모독 등의 댓글로 분류되는 규정 미준수의 경우 크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월11일~13일 규정미준수로 삭제 된 댓글은 전체의 0.5%(3509건), 0.6%(4254건), 0.4%(3066건)이었으나 이달 11일~13일은 각각 0.2%(813건), 0.2%(1000건), 0.2%(914건)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총선 기간에 실시할 예정이던 '본인확인제'를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유지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뉴스 댓글 서비스와 관련해 여러차례에 걸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초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댓글 작성자의 활동 이력을 모두 공개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9일부터는 이용자가 특정 댓글 작성자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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