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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따라 돈 더 받는 넷플릭스…"망 비용은 이용자가 내라?"

망비용 협상하던 통신사 소송 제기하면서 '이용자 부담 원칙' 강조
트래픽 따라 추가 수익 챙기면서 책임 회피해 '무임승차' 논란 가열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4-14 17:38 송고 | 2020-04-14 18:13 최종수정
 2019.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019.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글로벌 미디어공룡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며 법원에 국내 통신사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망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화질'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으면서 정작 비용은 이용자에게 전적으로 있다는 주장이라 '무임승차' 논란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 13일 SK브로드밴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채무부존재 확인'으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지불하거나 망 관리, 운영 의무를 분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을 법원이 입증해 달라는 소송이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보다 수준높고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에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넷플릭스의 의무이지만 이 콘텐츠를 전달하는 인터넷통신망을 구축, 유지, 관리하는 것은 망제공업체(ISP)의 의무이며 넷플릭스는 이에 대한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통신망 이용에 대한 비용은 이용자가 통신사에 지불하는 것으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넷플릭스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같은 넷플릭스의 주장이 오히려 넷플릭스가 통신망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제공하면서 초고화질(UHD), 고화질(HD), 일반화질(SD)로 나눠 화질별로 차등화된 요금을 받는다. 초고화질은 월 1만4500원, 고화질은 1만2000원, 일반화질은 9500원이다. 

3월말 기준으로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463만명으로 추정되며 이의 80% 이상이 UHD 화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k UHD화질의 경우 일반화질에 비해 트래픽 양이 8배나 더 많아지고 망 부하도 심해지는데, 이런 UHD 화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넷플릭스가 추가 수익을 얻는 것이다. 

반면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통신사의 망구축 부담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실제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는 지난 2월 대비 22% 증가한 463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총 사용시간도 2월 대비 34% 증가해 역시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와이즈앱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3월에만 인터넷 트래픽 용량을 2차례 증설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매년 8000억~9000억원의 망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특히 넷플릭스의 가입자와 트래픽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이용자들의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해 해외 트렁크 증설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과 킹덤2 등 신규 콘텐츠 론칭으로 넷플릭스 이용자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추가 증설을 단행했는데 정작 넷플릭스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시키면서도 트래픽 관리에 관한 어떤 의무도 지지 않겠다며 맞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망 증설 등 투자 요인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초고속인터넷 요금으로 이미 지불했는데 넷플릭스가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논리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른바 '캐시서버'를 설치해 콘텐츠 다운로드에 따른 망 부하를 줄여주는 '오픈커넥트'를 설치해 통신망 부담을 덜겠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오픈커넥트는 해외 서버에서 국내 서버로 콘텐츠를 직접 전송하는 과정, 즉 해외망 투자 일부에 관한 내용일 뿐, 국내 트래픽 부하는 전혀 해결해주지 못한다"면서 "넷플릭스로 인해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품질이 나빠지는 것은 좌시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추가 증설을 해 놓으면, 넷플릭스는 이 망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또 추가수익을 벌어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넷플릭스 가입자로 인해 트래픽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이를 우리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요금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통신사 트래픽을 팔아 별도 수익을 챙기는 업체에게 망 관리에 대한 의무를 분담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마땅하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화질별 요금구조© 뉴스1
넷플릭스 화질별 요금구조© 뉴스1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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