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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산불 피해' 주민…문대통령 "강원도 극복정신으로 코로나19도"

식목행사 후 산불피해 주민 만나 위로…"강원도 산불, 재난 극복 모범사례"
김정숙 여사, '구조 영웅' 장충열 대장에 국가직 전환 축하 수국화분 전달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20-04-05 15:37 송고 | 2020-04-05 15:38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식목일을 맞아 지난해 강원도 산불로 피해를 입을 지역을 방문해 나무를 심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산불 피해로 집이 전소된 한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산불 진화에 참여했던 영웅들과 지역 주민, 나무 심는 근로자 등 40여명과 함께 금강소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모자와 흰 장갑을 착용하고 강형민 삼산영림단장과 나무를 심기 위해 흙을 팠다. 문 대통령이 사용한 삽은 강원도 산불 피해목으로 삽자루를 만들었다.

이날 심은 나무는 경북 봉화에서 그루당 5000원에 구매한 금강소나무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에 대해 "과거에 궁궐, 사찰, 전부 금강송으로 심어서 조선시대에 소나무를 베면 아주 무거운 처벌을 하는 '금송령'도 있었다"라며 "지금도 산주(山主)라 하더라도 금강송은 함부로 베면 처벌을 받게끔 해 보호하는 경제적 가치가 아주 높은 나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나무의 중심을 잡아 발로 흙 다지기를 반복하자 문 대통령은 "잘하네, 선수네"라며 웃었다. 김 여사는 "제가 나무를 잘 심는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총 7그루의 금강송을 심었다.
문 대통령 부부는 기념사진을 찍은 뒤 주민들과 다과회를 겸해 환담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산불피해 복구 상황을 보고한 뒤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농산물들을 못 팔아서 감자를 팔고 있는데 두 분(문 대통령 부부)은 좀 아껴두고 있었다, 비싼 것을 팔아주십사 하려고 했다"라며 "두릅과 산채들이 많이 나오는데 여사님, 어떻게 팔아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감자 지사님'인 최문순 지사가 일정 부분 공급 과잉이었던 감자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라며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여사님까지 안 가시도록 저희가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고 재치있게 답해 또 한 번 웃음이 흘렀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난해 강원도 산불이야말로 소방청과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官)뿐 아니라, 온 국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재난을 극복한 정말 모범적인 사례"라며 "재난은 끔찍했지만, 그 재난을 온 힘을 모아 이겨냈다는데 국민들도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그 정신으로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화재 당시 가스통 폭발 위험에도 주민들을 구조한 장충열 강릉소방서 119구조대장에게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축하하며 수국화분과 편지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장 대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강릉 산불 현장을 비롯해 수많은 위험 앞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해 주시고 대장님 자신을 지켜주셔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식목일을 맞아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식목일을 맞아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이어서 문 대통령 부부는 천남리 마을회관 마담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과 만났다. 지난해 산불로 한옥이 전소된 양미혜자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코로나19로 악수는 피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요청에 손을 잡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산불 때도 천남리를 방문했었다"라며 "이제는 피해 복구가 문제인데, 과거 어느 재난 때보다 많은 보상금을 준비하고 지금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로 입은 피해가 충당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집을 복구하는 데도 부족할 테고, 또 한전 측에 국가나 강원도의 구상권 문제 때문에 아직도 다 협의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한다"라며 "그 부분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강원 방문은 지난해 4·27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하루 앞둔 4월26일 고성 비무장지대(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차 찾았다가 산불피해주민들에게 들러 위로한지 1년여 만이다. 지난해 4월5일에도 강원 고성군과 속초시를 찾아 산불피해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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