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하필 바르사전 앞두고 라리가 중단…연기된 기성용-메시 재회

남아공월드컵 이후 10년만의 맞대결 앞두고 코로나19에 발목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3-13 17:46 송고
지난 7일 에이바르와의 원정경기에서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 (마요르카 SNS) © 뉴스1
지난 7일 에이바르와의 원정경기에서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 (마요르카 SNS) © 뉴스1

데뷔전 승리 기세를 잇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클까 아니면 팀에 보다 녹아들 시간을 벌었다는 이점이 더 클까. 선수에게는 장단점이 있겠으나 스페인 라리가를 누비는 기성용의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팬들은 아쉬움이 진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라리가(1부리그)와 세군다 디비전(2부리그)의 진행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이 발표와 함께 오는 주말에 열릴 라리가 28라운드 경기를 포함한 스페인 프로축구 모든 일정이 잠정 중단됐다. 일단 2주로 발표했으나 재개 시점이 명확하진 않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중단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스페인 도전기를 시작한 기성용의 행보도 잠시 멈춤 상태가 됐다.

K리그 유턴을 시도하다 스페인으로 항로를 변경한 기성용은 지난달 25일 마요르카의 공식발표와 함께 당당히 라리가 일원이 됐다. 곧바로 팀 훈련에 돌입했던 기성용은 지난 7일 스페인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펼쳐진 2019-2020 라리가 27라운드 에이바르와의 원정경기에 필드를 밟아 단숨에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던 기성용은 후반 36분 투입돼 10여 분간 필드를 누비며 동료들과 함께 2-1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으나 여러 의미가 있던 데뷔전이었다.
에이바르 원정은 기성용 입단 후 2번째 일정이었다. 팀 훈련을 진행한지 열흘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는 것은 몸 상태가 괜찮고 코칭스태프의 기대감도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승리를 낚았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마요르카가 이번 시즌 원정에서 승리한 첫 경기였다. 강등권 탈출 경쟁자인 에이바르를 꺾었다는 점까지 포함, 득이 많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기성용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쟁심 넘치는 플레이로 단단한 마음가짐을 표출했고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고 역습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등 나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치고는 가벼웠다.

나쁘지 않은 첫 단추를 끼웠기 때문에 이어지는 경기에 다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상대가 리오넬 메시라는 슈퍼스타가 속해 있는 바르셀로나였으니 팬들의 설렘은 더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중단으로 입맛만 다시게 됐다.

애초 마요르카는 오는 15일 홈 구장인 이베로스타 스타디움에서 리그 선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라리가 28라운드를 치를 예정이었다. 만약 기성용이 다시 중앙MF로 출격한다면,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메시와 겨루는 그림이 가능했다. 10년 만의 재회를 기대할 수 있던 상황이다.

한국의 기성용과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메시는 이미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에이스였고 기성용은 대표팀 막내급 자원이었다. 결과는 메시 승.

선발로 나섰던 기성용은 45분만 뛴 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남일과 교체아웃됐다. 메시 봉쇄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최종 스코어가 1-4 한국의 완패였으니 전체적으로 역부족이었던 경기였지만 기성용 입장에서는 특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던 경기다.

그로부터 10년 후, 메시와 같은 리그에 발을 내디딘 기성용이 서로 무르익은 상황에서 재회 직전에 놓였었는데 코로나19라는 불청객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당장은 아쉬우나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연기이기도 하다. 지금 기성용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시간'과 '적응'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외려 지금의 중단이 호재이기도 하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