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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격전지]의정부갑 3파전…與 오영환 vs 미래통합당 후보 vs 무소속 문석균

전략공천 후유증…문석균 무소속 출마로 기울어
홍문종 '비례대표 출마' 변수…통합당은 방휼지쟁 호재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20-03-13 06:00 송고
전통의 격전지로 꼽히는 의정부갑의 4·15 총선 대결구도는 아직도 셈법이 복잡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지역 무연고인 30대 소방관 출신 오영환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하자 민주당 당직자 400여명이 당직을 내려놓았다.
강세창·김정영 등 야당 예비후보 2명은 경선을 앞두고 있고, 지역구를 '을'에서 '갑'으로 옮긴 4선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도 이번 총선에 도전할 것이 유력하다. 다만 홍 대표는 의정부갑에 출마할지, 친박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할지 명확히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구에서 6선을 지낸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숭문당 대표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방침이다. '아빠 찬스'가 아니라 오히려 '아빠 때문에' 내상을 입은 격으로, 아버지의 지지층 흡수와 동정표를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정부갑의 전체 표심은 두 방향으로 갈라진다. 민주당 오영환 예비후보와 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힌 문석균 대표가 여당표, 미래통합당 경선 승리자와 홍문종 대표가 야당표를 가져갈 공산이 크다. 홍 대표가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로 출마할 경우 야당은 내부 결집을 이룰 수 있어 유리한 국면이다.

때문에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내부 불화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무주공산이 된 의정부갑 총선의 관건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왼쪽)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예비후보(오른쪽) © 뉴스1
안병용 의정부시장(왼쪽)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예비후보(오른쪽) © 뉴스1

◇與, 전략공천 후유증…문석균 무소속 출마 변수


'어느 소방관의 기도'라는 책 출판과 '암벽 여제' 김자인 선수의 남편으로 유명세를 탄 전직 소방관 오영환(32)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과 오후 의정부시청 브리핑룸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사람 살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오 예비후보는 의정부와는 인연이 없지만 88년 동두천 출생으로 경기북부와는 인연이 있다. 의정부와 동두천은 과거 '양주시'였기 때문에 생활권이 비슷하다. 

그러나 오 예비후보의 의정부시청 출마 기자회견은 쓸쓸했다. 안병용 시장이 잠시 참석했고,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여기에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전 양상이다.

시·도의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일자 안병용 의정부시장도 가세해 오 예비후보에게 일침을 쏘았다. 안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면식도 없는 나이 어린 후보가 회기 중인 자당 시·도의원들을 일방적으로 소집하고 참석치 않으면 해당행위라고 문자로 겁박했나? 이런 무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 정말 그랬나? 후보도 알았나? 아니면 당직자가 그랬다면 즉시 사과하고 당은 엄벌의 징계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주 중대한 결심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썼다.

안 시장은 당초 "그랬다면 싹이 노랗다. 보따리 싸"라는 등의 문장도 썼다가 게시물을 수정하면서 지웠다.

이 상황의 발단은 이렇다. 의정부시의원 등에 따르면 오 예비후보측은 지난 9일 선거사무소에서 시·도의원들에게 간담회를 갖겠다고 통보했지만 시·도의원들은 '회기중이다'면서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러자 오 예비후보측은 SNS로 '전원 의무 참석,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간담회에 불참한다면 민주당 선출직 의원으로서 기본 의무를 하지 않는 '해당행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시·도의원들에게 경고했다.

이에 의정부 지역 시·도의원을 비롯해 안 시장까지 나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선거를 한달여 앞둔 정치 신인 오 예비후보로서는 난감한 형세다.

문석균 숭문당 대표 © 뉴스1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중도하차한 문석균(50)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결심을 굳혔다. 그는 곧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기자회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향력 때문에 의정부 시·도의원들과 이 지역의 여권 주요 당직자들은 문 대표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野, 홍문종 비례대표 출마가 호재?

여당표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강세창(59) 예비후보와 김정영(46) 예비후보가 오는 14~15일 양일간 경선 여론조사를 벌인다. 이들은 과거 일심동체처럼 한 캠프에서 움직였으나 최근 김 예비후보가 '도전'을 선언했다. 강 예비후보가 20대 총선 후보와 의정부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김 예비후보는 캠프에서 중책을 맡아 도운 바 있다. 둘은 끈끈한 '형님, 아우' 사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관록의 기성 정치인'과 '젊은 열정의 변화'를 내세우며 격돌한다.

미래통합당 의정부갑 강세창 예비후보(왼쪽), 김정영 예비후보(오른쪽) © 뉴스1
미래통합당 의정부갑 강세창 예비후보(왼쪽), 김정영 예비후보(오른쪽) © 뉴스1

강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지역민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정부사람은 의정부에서, 동두천사람은 동두천에서 정치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는 동두천 출신인 '오영환' 예비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이번 경선에 승리할 자신감이 있다는 내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예비후보도 같은날 지역민들에게 문자를 보내 "철새처럼 양지만 쫓지 않았습니다. 의정부갑은 이제 패전투수가 아닌 승리투수가 필요합니다"면서 경선 상대자를 향한 우회적 일침을 날리는 한편 지지를 호소했다.

홍문종 대표가 비례대표로 나설 경우도 미래통합당 후보에겐 호재다.

이럴 경우 의정부지역 인구에 회자되는 2010년 의정부시장 선거와 비슷한 구도가 형성된다. 당시 여당의 유력 후보였던 김문원 전 시장이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야당의 안병용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 내리 3선을 수성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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