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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하라" 이만희 '압박' 최고조…신천지 "검사받을 계획"(종합)

검사 시간과 장소 특정하지 않아 '단순 여론무마용'일 가능성도
중앙방역대책본부 "따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이기림 기자, 이헌일 기자 | 2020-03-01 16:55 송고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소속 회원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0.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소속 회원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0.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일 오전 9시 기준 신천지 대구교회관련 확진자가 2113명을 기록하면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천지 교주로서 도덕적, 사회적 책임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진원지의 책임자 이만희 신천지교 총회장을 체포하는 것이 지금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서울시는 이미 예고한대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등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며 윤 총장에게 이같이 요청했다.

박 시장은 "어제 오전 9시 기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1557명이며, 대구·경북지역의 확진자만 272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86.5%에 달한다"며 "신천지 교인들 중 유증상자가 많아 앞으로도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정이 이렇게 심각하고 급박한데 이번 사태의 핵심 책임자인 이만희를 비롯한 신천지 지도부들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 것인가"라며 "이만희를 비롯한 신천지 지도부는 즉각 잠적한 곳에서 나와 국민들께 사과하고, 본인부터 스스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뿐 아니라 전체 신도들도 바로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천지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이 총회장의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한다"며 "교인들은 정부보다 이만희 지시에 따를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만희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신천지 신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이 모인 단체 전국신천지피해자 연대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천지를 대검찰청에 고발하면서 "이 총회장을 구속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구시도 지난달 28일 신도 명단을 누락 제출한 신천지 대구교회를 고발했다. 대구시는 법률팀을 구성해 신천지 교인 등 자가격리 수칙을 어긴 확진자들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도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9일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것이 파악되는대로 고발조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도 폐쇄조치 후에도 야간에 불이 켜져 있는 신천지 관련 시설 1곳을 적발,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이에 화답이라도하듯, 이날 오후 신천지 측은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진단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부에서 이 총회장에게 진단 검사를 요청했고 이 총회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위해 보건소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선 신천지 관계자는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 총회장은 경기권에 머물며 자가격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총회장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겠다고 공개한 것은 이 총회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검사 시간과 장소 등을 특정하지 않아 '단순 여론무마용'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총회장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 "따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총회장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이날 신천지는 '정치 지도자 여러분께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신천지는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라 국내외 전 성도 명단과 교육생 명단을 제출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신천지가 최초로 정부에 제출한 명단에 교육생 명단이 빠져있는 등 고의적으로 교육생을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반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천지는 "성도 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을 위해서라도 고의적 은폐를 할 이유가 없다"며 "미처 확인이 안 된 곳은 파악되는대로 즉시 당국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천지는 정치지도자들을 상대로도 "성도들이 불안해하거나 공포에 떨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담긴 정책을 세워달라"고 밝혔다.

신천지는 이날 여‧야 국회의원, 각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보호받아야 할 국민 속에서 신천지 성도를 배제하지 말고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하는 정공법을 택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천지는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라 국내외 전 성도 명단과 교육생 명단을 제출했고, 현재는 전 성도 전수조사를 위해 모든 교회 사명자들이 각 보건소와 협력해 성도님들께 전화를 드리고 있다"며 "그러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명단을 문제 삼아 신천지예수교회를 앞다퉈 고발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 신천지 국내 신도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90%가량 조사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조사가 안 된 신도들이 있고, 일각에서는 이들을 '연락두절자'라고 표현한다.

신천지는 "경찰력을 동원하겠다 하기 전에 조사에 응한 절대 다수의 신천지 성도들을 믿고 다른 성도들을 권면할 기회를 달라"며 "현재도 우리 성도들은 밤을 새가며 전 성도가 자가격리를 준수하고 검사를 받을 것을 적극 권유하고 전화로 체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는 "성도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을 받은 일부 성도들로 인한 감염자 발생에 대해서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정치지도자들과 언론이 무분별하게 '신천지가 진원지'라고 비난할수록 우리 성도들은 두려움 속에 쉽게 신분을 드러내기 힘들 것이란 점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신천지 성도 중에는 신앙을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폭행과 핍박 심지어 생명의 위험에 처한 이들이 많고, 소위 이단상담소에 끌려가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에 피해를 입은 우리 성도들이 1500명이 넘는다"며 "이러한 핍박 속에 남편과 아버지에 의해 이미 2명의 부녀자가 목숨을 잃었고 지난 2월26일 세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예수교회 성도들을 향한 낙인찍기, 혐오, 비방을 제발 멈춰달라"며 "지금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총력을 다 할 때"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신천지는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보건당국과 각 지자체와 협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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