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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우롱했나”…마블과 협의 없이 테마파크 추진한 강릉시

지난해 계획 발표 후 해당기업으로부터 경고 메일도 받아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 2020-02-07 18:29 송고
김한근 강원도 강릉시장이 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지난해 발표한 슈퍼 히어로 테마파크 조성과 관련 마블(MARVEL)과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김한근 강원도 강릉시장이 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지난해 발표한 슈퍼 히어로 테마파크 조성과 관련 마블(MARVEL)과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강원 강릉시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활용한 세계적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지적재산권을 가진 업체와는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김한근 시장은 지난해 5월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블 창업자인 ‘스탠리’ 뮤지엄 건축을 비롯해 마블 슈퍼 히어로파크와 마블 익스피리언스 사용권을 가진 히어로벤처스(Hero Ventures)와 곧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같은 달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레거시엔터테인먼트, 히어로시티, 국내 금융사 2곳 등과 함께 테마파크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견 후 이틀만인 23일 강릉시는 마블의 지적재산권을 가진 히어로벤처스 측으로부터 해당 내용은 들어본 적 없는 거짓이라며 히어로벤처스라는 이름과 마블 용어 사용 등을 즉각 중단해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이에 강릉시는 협상이나 승인이 없었음을 시인하며 해당 상황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공문을 히어로벤처스에 발송하는 한편 동일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강릉시는 이를 약 8개월 간 대외에 알리지 않았을 뿐더러 이후 9월에는 해당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균형발전과를 신설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히어로벤처스와의 계약을 통해 ‘마블 익스피리언스(TMX)’ 한국 독점사업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킹베어필름이 해당 내용을 보도한 지역 언론사들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언론조정신청을 접수하며 알려졌다.

킹베어필름은 조정신청서에서 “강릉시가 마블 익스피리언스(TMX) 사용권 등에 대해 히어로벤처스와 협의를 진행했고 조만간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릉시는 독점사용권을 체결한 킹베어필름과 어떤 협의도 진행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7일 신종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 자리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당시 협의라는 표현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사업 시행자인 히어로시티도 히어로벤처스와 협의 중이기에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과 지역경제 붕괴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 문제가 중요하다”며 “추가 사안은 담당자에게 질의해 달라”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김복자 강원도 강릉시의원. (강릉시의회 제공) 2020.2.7/뉴스1 © News1
김복자 강원도 강릉시의원. (강릉시의회 제공) 2020.2.7/뉴스1 © News1

이와 관련 김복자 강릉시의원은 이날 오전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지난해 해당 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된 히어로시티는 특별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판권이 있거나 위임된 회사가 아니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양해각서 내용도 기본적 의견만 협약해 조직을 개편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사업으로 포장해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개발하지 않고 땅을 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시행사 선정은 나중에 해도 될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더 이상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를 중단하길 바라고 해당 사업은 의회에서 각별히 살필 것”이라며 “마블 슈퍼히어로파크 조성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sky40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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