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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 불안 날렸다" 자녀 위치 '기본' 버스도 직접 운영…벤츠도 반해

[인터뷰]중기부장관상 수상한 스타트업 '스쿨버스' 김현 대표
"통학차량 규정 100% 준수…안전·청결·정확한 서비스 제공"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9-12-31 07:00 송고
메르세데스-벤츠와 공동으로 개최한 ‘커넥티드카 스타트업 해커톤’ 에서 우승한 스쿨버스의 여은영(왼쪽), 김현 공동대표© 뉴스1
메르세데스-벤츠와 공동으로 개최한 ‘커넥티드카 스타트업 해커톤’ 에서 우승한 스쿨버스의 여은영(왼쪽), 김현 공동대표© 뉴스1

"통학차량 관리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 안전과 관련해선 독일 학부모나 우리 학부모나 똑같이 관심이 높더라구요. 안전한 통학차량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단순 무식한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차를 직접 구매해서 정직원으로 책용하고 통학차량 관련 규정을 100% 준수하고 있습니다."


통학차량의 위치와 탑승한 아이의 좌석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로 중소벤처기업부-메르세데스 벤츠가 공동으로 주최한 해커톤에서 우승한 김현 대표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스쿨버스'의 철학과 창업 이유를 이같이 소개했다.
스쿨버스는 IT업계 경력을 가진 김 대표와 그의 아내 여은영 대표가 공동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앱 개발 및 운용을 총괄하고, 여 대표는 홍보 및 영업·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창업한 이후 올 2월까지 6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차량 40여대, 직원 50여 명, 매출 7억원을 달성하며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학부모-학원-통학차량 실시간 정보공유…반년 만에 매출 7억

스쿨버스 앱은 운전자가 운행 중 간단한 조작만으로 자녀가 탑승한 통학차량의 위치와 배차경로, 좌석정보 및 도착예정 시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강남과 용산, 성북 등 서울과 하남, 김포, 동탄 등 수도권 근방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서비스를 우선 개시했다.
스쿨버스는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2017년 11월 창업했다. 초기에는 창업진흥원으로부터 기초적인 앱 개발과 홈페이지 구축, 홍보물 작업 등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스쿨버스 앱은 3가지 권한 모드로 구분된다. 학원장은 각 차량이 운행 중인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녀의 통학차량과 노선도를 확인해 손쉽게 아이 위치와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운전자는 자신이 운행해야 할 '오늘의 운행경로'와 탑승자 명단 등을 앱으로 확인한다.

스쿨버스 앱을 통해 학원장과 부모는 통학차량의 위치와 운행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며 대기할 수 있다. 운행종료와 탑승·하차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자녀관리도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창업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학군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들의 특성과 동선이 제각각인 게 가장 큰 장벽이었다. 일일이 학원 눈도장을 찍으며 원장들과 소통, 지역별 특성을 익혀나갔다. 통학을 책임지는 '실장님'들을 대상으로 스쿨버스의 지향점과 앱 활용법을 교육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김 대표는 "목동과 대치동의 부모님이 다르고, 체험시설과 놀이학교, 체육시설에 대한 수요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라며 "신도시의 경우는 주거지와 산업지가 명확히 구분돼 통학 셔틀버스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주변 인프라 세팅은 전혀 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직접 부모와 아이, 원장들과 대면하는 운전기사 교육이다. 도로교통법, 여객사업운수법, 통학차량법 등 어린이 통학차량 관련 법이 잘 정비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안정된 수입을 올리기 어렵고 동선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한 통학차량 실태를 바탕으로 이의 개선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들이 가장 중시하는 '안전의 기본'을 충실히 하는데 역점을 뒀다.

김 대표는 "직원을 뽑을때 공무원 채용때 받는 11종의 서류를 똑같이 받고 있다. 어린이 시설 종사자는 전염병을, 아울러 성범죄 여부도 다 확인해 학원 원장님들께 제공하고 있다"며 "서류를 거쳐 뽑고 난 뒤에는 안전교육을 한다. 인사하는 방법, 기름 넣는 방법, 아이들 관리, 동선체크, 앱 관리 방법 등 안전매뉴얼이 80페이지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마치고 나서도 일주일 동안은 본사 직원이 동승해 차량관리부터 인사, 아이들 픽업, 학원과 소통방법 등을 체크한다. 교육이 오래걸리면 3주까지 본사 직원이 함께한다"며 "부모에게 (아이 동선을)연락드리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슈를 해결하다보니 아직까지 계약 해지한 곳이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입 기사님들은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까지 격무에 치이면서도 수수료는 25%를 떼인다. 어떻게 친절할 수 있겠느냐"며 "지입기사들을 적으로 두기 보다 스쿨버스만의 방식으로 잘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분들을 우리 브랜드로 유입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통학버스 운행정보, 위치, 탑승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쿨버스' 서비스 조감도. 학부모 차량에서도 간편하게 통학버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뉴스1
자녀의 통학버스 운행정보, 위치, 탑승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쿨버스' 서비스 조감도. 학부모 차량에서도 간편하게 통학버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뉴스1

◇"내 아이가 탄다는 마음으로…통학서비스 넘어선 종합 안전서비스 확장"

김현·여은영 공동대표가 창업한 스쿨버스의 원칙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안전'과 '청결', '정확성'이다. 미성년 아이들의 안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의 대표기업 벤츠가 스쿨버스 아이디어에 매료된 까닭도 여기 있다.

스쿨버스는 아직 초기단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업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 아이들의 동선 파악이 실시간으로 가능함에 따라 학부모는 안심하고 자녀를 관리할 수 있고, 하원 자녀를 픽업하거나 급작스런 상황에서 자녀와 즉각적인 연락·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이다.

크리스티안 디크만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 상무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간 진행된 '커넥티드카 스타트업 해커톤'에서 우승한 스쿨버스에 대해 "자녀의 걱정을 한층 덜어줄 수 있는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을 MBUX(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해 냈다"며 향후 공동사업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벤츠는 물론 일반 차량 내비게이션, 통학차량과 연결해 서로 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개념의 IT서비스는 글로벌 어디에서든 필요하다"며 "IT의 서비스적인 글로벌 진출은 상대적으로 쉽고, 벤츠와 좋은 협업 관계가 만들어진다면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케이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올해 시범서비스를 론칭하며 사업화에 뛰어든 스쿨버스의 사업은 내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부와 벤츠 주최 해커톤에서 우승하며 중기부장관상을 수상한 이후로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까지 수집한 지역, 학군별 특성을 분석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촘촘한 통학차량 망을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간 문의전화만 1500콜 정도를 받는 등 시장의 폭발적 수요를 벌써 확인했다. 서비스 가입을 대기 중인 학원도 많지만 신차를 구매할 자금이 부족해 아직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학차량 100대, 더 나아가 200대 운용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아이가 탄다는 생각으로 깨끗한 신차를 구매해 시스템을 탑재,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차량 관리도 중요한 서비스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전용 전기버스를 구매해 투입할 예정"이라며 "스쿨버스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깨끗한 서비스 제공과 유류상각비 해결이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업체와 차량정비 등에서 파트너 관계로 갔으면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차량 데이터가 많아지만 파트너 학원들의 전체적인 커리큘럼도 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며 "단순한 통학서비스를 넘어서, 아이들이 상·하차 하는 '탑승존'을 구축해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쿨버스 CI© 뉴스1
스쿨버스 CI© 뉴스1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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