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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H&B스토어 선택기준 "가까워서"… 차별화 노력 '무색'

단독 상품·PB 등 차별화 시도…소비자들 '거기서 거기'
랄라블라, 롭스보다 더 많은 점포에도 인지도·이용률 낮아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9-07-28 07:00 송고 | 2019-07-29 08:26 최종수정
올리브영 명동본점이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 뉴스1(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올리브영 명동본점이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 뉴스1(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국내 소비자들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 개별 H&B스토어를 선택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거리'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브랜드에 상관없이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구매한다는 의미다. 

업체들이 저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단독 할인 등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거기서 거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차별화 노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인지도와 이용률이 점포 수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롭스의 경우 랄라블라에 비해 후발주자고 매장 수 역시 적지만 인지도와 이용률은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리포트 갈무리 © 뉴스1
오픈서베이 리포트 갈무리 © 뉴스1

28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H&B스토어 브랜드 인지도는 올리브영(98.9%), 롭스(83.4%), 랄라블라(72.4%), 부츠(26%)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H&B스토어 브랜드를 주로 이용한다는 응답은 올리브영이 89.4%로 압도적이었고 뒤를 이어 롭스(7.4%), 랄라블라(2.6%), 부츠(0.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5~8일 사흘간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최근 3개월 내 H&B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15~59세 남녀 500명이 참여했다.
오픈서베이 리포트 갈무리 © 뉴스1
오픈서베이 리포트 갈무리 © 뉴스1

올리브영과 롭스를 주로 이용한다는 응답자들은 해당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로 '매장이 가까워서/방문하기 편해서'라는 답변을 1순위로 꼽았다. 응답률은 각각 75.2%(복수응답), 64.9%였다.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브랜드가 많아서'라는 답은 올리브영과 롭스에서 각각 17.9%, 18.9%에 그쳤다. 

이밖에도 '멤버십 포인트 적립/사용이 좋아서' '이벤트/프로모션이 다양해서' 등 H&B스토어 브랜드의 차별성을 꼽은 답변들이 나왔지만 '매장이 가까워서/방문하기 편해서'라는 답변보다는 훨씬 적게 나타났다.

각 H&B스토어는 PB상품을 내놓고 단독 브랜드를 유치하며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웨이크메이크, 식물나라 등 인지도 높은 화장품 브랜드를 PB로 보유하고 있다.

각 사 모두 단독 브랜드 유치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롭스가 삐아 등을, 랄라블라가 '독도토너'로 유명한 라운드랩을 단독으로 유치한 바 있으나 현재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며 복수의 H&B스토어 브랜드에 입점했다.

올리브영에도 닥터자르트 등 다수 유명 브랜드가 단독으로 입점해 있다. 단독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롭스나 랄라블라와 비교해 올리브영은 독보적인 업계 1위인 만큼 시장 독과점 논란 등을 우려해 단독 브랜드를 전면에서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

H&B스토어의 PB 상품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H&B스토어의 의도적인 '숨김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PB 상품을 은근하게 단독 입점 상품인 것처럼 소비자가 인지하게끔 하는 것이다.

응답자의 52.4%는 H&B스토어의 PB상품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H&B스토어 PB상품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 238명 중에서도 42.4%는 PB상품 구매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H&B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를 위해 타 H&B스토어 브랜드와 입점 품목이 겹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단독 상품 유치, PB 개발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품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유통채널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한다고 홍보할 때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딜레마"라고덧붙였다.

랄라블라 매장 전경 /사진제공 = GS리테일 © News1
랄라블라 매장 전경 /사진제공 = GS리테일 © News1

지난해 말 기준 랄라블라 매장 수(168곳)가 롭스(124곳)보다 20여 곳 더 많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이용률은 롭스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랄라블라가 지난해 초 '왓슨스'였던 브랜드 이름을 랄라블라로 변경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브랜드가 1년 남짓 됐기 때문에 인지도가 조금 떨어질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H&B 브랜드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으로 올리브영의 경우 웨이크메이크 등 화장품·식품 PB 상품을 떠올리는 응답자가 많았다. 롭스와 랄라블라의 경우 각각 삐아와 독도토너 등 단독으로 입점했던 상품이 언급됐고 특히 롭스는 식품류에 대한 응답이 많이 나왔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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