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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대붕호 명칭 변경 논란…화천군, 반대 입장 거듭

중공군 6만5000명 격멸했다고 '파로호'로 명명
강원도남북협력협회 "미래지향적인 ‘대붕’ 가야"

(화천=뉴스1) 홍성우 기자 | 2019-05-29 17:38 송고
강원 화천군 파로호에서 운행중인 ‘물빛누리호’ © News1 홍성우 기자
강원 화천군 파로호에서 운행중인 ‘물빛누리호’ © News1 홍성우 기자
“왜 하필 우리가 이름 붙인 ‘파로호’를 버리고 일제가 지은 ‘대붕호’로 바꾸려는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강원 화천군과 화천문화원은 29일 ‘파로호’의 명칭을 ‘대붕호’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종성 화천문화원 사무국장은 “역사적 사건과 문화가 그대로 담긴 ‘파로호’를 일제가 지은 ‘대붕호’로 바꿀 이유도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파로호 명칭 변경은 지난 10여년 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다 주민 대다수의 반대로 수면 밑으로 가라앉곤 했다.

이번 명칭 변경 논란은 강원도남북협력회에서 주관한 행사를 통해 다시 불거졌다.
2019 DMZ 대붕호 평화문화제 © News1 홍성우 기자
2019 DMZ 대붕호 평화문화제 © News1 홍성우 기자
이 협회는 지난 24일 주관한 4회 DMZ 평화 문화제에서 ‘대붕호’를 넣어 ‘DMZ 대붕호 평화문화제’로 행사를 열다가 지역민들에게 눈총을 받기도 했다.
행사 주변엔 대한민국통일건국연합회, 애국 및 안보단체총연합회 등이 지명 변경 결사반대의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이헌수 강원도남북협력회 이사장은 “사람들이 대붕호를 일제가 지었다고 잘못알고 있다”며 “지역민들이 ‘대붕호’로 불러 달라고 일제에 요청했지만, 일제는 이를 무시하고 화천댐 이름도 대붕보다 작은 새인 대명으로 바꿔놨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대붕은 전설속의 큰 새로, 고기가 새로 변해 날개를 펴면 구름과 같고 날개 짓을 한번하면 구만리를 날아 희망을 상징하는 새다.

앞으로 “전쟁의 상처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희망을 상징하는 대붕으로 가는 것이 맞고, 일제가 왜곡했던 것을 바로 잡고, 화천댐 이름도 대붕제로 바꾸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2013년부터 대붕제 명칭 변경 논의를 해오다가 2017년부터 ‘대붕호’라는 이름을 넣어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종성 화천문화원 사무국장은 “대붕은 일본인이 좋아하는 새고,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봉황을 좋아했기에 대붕은 일본이 지은 이름이 맞다”고 반박했다.

화천문화원에 따르면 지금의 파로호는 1944년 일제 강점기 때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당시 일제는 이 호수를 ‘대붕호’라고 불렀는데, 대붕호라고 불린 기간은 광복 전 10개월이다.

광복이후엔 화천저수지로 불리다가 1951년 6·25 전쟁 때 한국군이 중공군에 대승한 것을 기념해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오랑캐를 격파한 호수)라고 쓴 친필 휘호를 우리 군에 내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5년 파로호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고있다. (국가기록원)© News1 홍성우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5년 파로호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고있다. (국가기록원)© News1 홍성우 기자
파로호란 지명은 1955년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한 ‘파로호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파로호 기념비는 간동면 구만리 화천댐을 배경으로 세워져 있다.

정 사무국장은 “6·25때 가장 많은 수의 중공군이 격멸당한 전투가 파로호 전투”라며 “5월 한 달간 파로호에서 격멸 당한 중공군은 6만5000명인데, 이를 중국입장에선 지우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군 조웅희 기획감사실장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요청이 아닌, 일부 단체의 지명 변경 주장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 지명 담당자는 “정부로부터 지명 명칭 변경과 관련해 공식 문서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세워져 있는 파로호 기념비 © News1 홍성우 기자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세워져 있는 파로호 기념비 © News1 홍성우 기자



hsw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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