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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이누 600년만 원주민 인정…속내는 "쿠릴은 우리 땅"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19-04-22 20:24 송고
아이누족 원주민 © 뉴스1
아이누족 원주민 © 뉴스1

일본이 홋카이도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을 '원주민'으로 첫 인정했다. 1400년대 정복및 탄압에 들어간 지 600년만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일본 의회는 지난 19일 아이누 문화를 활용한 지역 진흥책을 위한 교부금 창설 등을 담은 정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시 게이이치 국토장관은 아이누의 민족적 권위를 보존하면서 활기차고 다양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문화 전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안과 관리들의 말 어디에도 그동안의 박해와 천대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1789년 아이누 땅을 완전 점령한 일본은 1869년 아이누 민족의 땅이라는 '에조치' 지명도 지금의 '홋카이도'로 변경하고 1899년에는 '홋카이도 구토인 보호법'을 제정해 완전한 일본 동화, 아이누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그 사이 사회적 차별과 빈곤·실업에 시달리며 아이누 민족과 문화는 소멸돼 나갔다. 민족 말살 교육으로 현재 아이누 고유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단 2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홋카이도를 비롯해 사할린, 쿠릴열도에 넓게 퍼져 있던 인구도 2013년 조사에서 1만7000명이더니 2017년 최근 조사에서는 1만3000명으로 또 줄었다. 아이누 민속하자인 제프리 게이먼은 아이누임을 숨기고 살거나 아예 자신의 출신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다 합치면 실제 인구는 공식 기록의 10배는 될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아이누들은 원주민임을 인정한 일본 정부안이 '첫 걸음'의 의미는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사과 한마디도 없을 뿐 더러 원주민 정책의 가장 근간인 자결권도 없다고 지적한다. 모든지 도쿄 중앙정부의 지시와 결정에 따라야 한다. 정부 안은 실제 아이누와의 논의 과정도 없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 정부가 서둘러 아이누 원주민법을 제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 한가지는 러시아와 진행중인 북방 4개 도서(쿠릴 4개섬) 반환 협상서 지렛대로 삼고자 한다는 지적이다. 쿠릴이 일본 원주민의 땅, 즉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역사적 사실을 강화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아이누 존재를 마찬가지로 인정 안 해왔던 러시아도 생각은 같다. 지난해 12월 쿠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이누를 원주민으로 인정한다는 뜻을 표했다. 일본 정부의 아이누 원주민 법(안)은 이보다 2달 후인 올해 2월에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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