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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제 동생은 한글도 쓰고 인터넷도 합니다"

檢 "노트북 타이핑하라"에 "모멸받을 이유 없다" 강변
"대학 나왔어도 그랬을까…눈 앞 흐려져"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2019-03-23 11:58 송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1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제 동생은 한글도 쓰고 인터넷도 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월요일, 증언하는 막내동생에게 검사가 타자를 쳐보라며 느닷없이 노트북을 들이밀었다. 직접 쓴 글인지 의심된다며…"란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날 검찰은 이재명 지사 직권남용혐의 11차 공판에서 이 지사 막내동생인 재문씨에게 "2012년 올린 '이재선의 조울증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글이 직접 작성한 게 맞냐"며 노트북에 타이핑해보라고 요구했다. 글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가난했지만 성실했던 막내는 주경야독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했다. 환경미화원으로 힘들게 일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한다"며 ""SNS도 열심히 하고 인터넷 동호회 카페도 몇개 운영한다. 콧줄에 의지하시는 어머니를 모시는 착한 동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으로 망가지고 정치로 깨져버린 가족 이야기, 숨기고픈 내밀한 가족사를 형이 재판받는 법정에서 공개증언하는 마음이 어땠을까…고양이 앞 쥐처럼 검사에게 추궁당할 때, 제 억울함을 증명한다며 법정에 부른 걸 후회했다"며 고통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검사가 노트북을 들이밀 때 반사적으로 동생얼굴로 눈이 갔다. 순간적으로 보인 눈빛과 표정에 가슴이 덜컥했다. 숨도 쉬기 불편해졌다. 남들은 못 보아도 50여년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우리는 뒷모습만 보고도 마음을 안다. 대학만 나왔어도…환경미화원이 아니었어도 그랬을까…"라며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장의 제지가 있기까지, 타자 칠 준비로 노트북 자판위에 가지런히 모은 거친 두 손을 보며 눈앞이 흐려졌다"고 고백했다.

이 지사는 "검찰조사를 받는 제 형님에게 검찰은 심지어 '어머니가 까막눈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 정신감정 신청서를 쓸 수 있었겠느냐는 뜻이겠지요. 화전민 아내가 되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하셨지만,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에 소학교를 졸업하고 혼자서도 억척같이 7남매를 키워내신 분입니다"며 어머니에 대한 검찰 공격에 찢어지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가난과 궁상, 험한 삶의 상흔, 정신질환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과 파괴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품격 있고 부유한 집안에도 눈쌀 찌푸릴 갈등과 추함은 있다. 제 선택이니 저는 감내하겠지만, 가족 형제들이 고통받고 모멸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시궁창 속에서 허덕이며 살아나온 우리 가족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을 더럽다고 조롱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출신의 비천함과 가난한 과거, 아픔과 상처는 저나 가족들의 탓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장 지시를 기다리며, 자판 위에 두 손을 올린 채 무심한 척 허공을 보라보던 막내의 속은 어땠을까…막내가 진심 어린 사과말이라도 한마디 들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jhk1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