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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다모'·'너목들' 아역에서 배우 정민아로 "진짜 시작"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1-22 11:49 송고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KBS 2TV 수목 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 이정화 역할로 정민아(25)는 신인 아닌 신인이다. 1994년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 '마음이' '예스터데이' 드라마 '신들의 만찬' '개와 늑대의 시간' '태양의여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한 바 있다. 2013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엔 5년의 공백도 있었다.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성인 연기자로 자리를 잡는 일반적인 아역배우들의 활동 코스를 따르지 않고, 스무살이 되고 오로지 연극과 대학생활에 매진했다. 연기가 무엇인지 모르고 촬영장에 다니던 어린 시절과 달리, 보다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반이었던 지난해, 자신의 긴 공백기를 깨고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했다. OCN '라이프 온 마스'의 능청스러운 다방 직원, tvN '미스터 션샤인'에 짧게 등장한 것에 이어 '죽어도 좋아'에서는 열혈 계약직 직원 이정화 역할로 시청자와 만났다. 계약직 이정화는 특유의 싹싹함과 착한 성격으로 팀원들의 예쁨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회사의 갑질에 무력한 피해자이기도 했다.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무기 계약직 전환이 무산된 그녀의 허탈한 눈빛과 간절한 눈물은 고군분투하는 사회초년생들의 아픔을 잘 대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의 작품과 달리 '죽어도 좋아'는 정민아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초반부에만 등장하는 아역 시절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과 함께 하는 첫 드라마였기 때문. 이제야 진짜 시작을 하는 것 같다는 정민아다.

다음은 정민아와의 일문일답.

- '죽어도 좋아'를 잘 마무리한 소감은.
▶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많이 정들었던 작품이어서 아직 섭섭한 마음도 있고 아쉬움이 크다. 16부까지 다 출연한 작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크다. 함께 한 시간이 가장 긴 작품이어서 헤어지기에 섭섭함이 많이 큰 것 같다.

-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20대가 된 이후에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 이유가 있나.

▶ 아역배우로 활동하다가 대학 입학 후 성인 연기자로 바로 넘어가기에는 스스로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연극 공부하면서 연기를 쉬지는 않았다. '라이프 온 마스'에 출연했는데, 과거 '패션70's'에 출연했을 때 이정효 PD님을 다시 만났다. 정경호 선배는 학교(중앙대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예전에 '개와 늑대의 시간'을 할 때 뵀다. 고아성 선배도 아역 배우 시절에 만난 적이 있었다. 다시 촬영장에 돌아와 어릴 때 만났던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정경호 선배는 '그때 네가 이렇게 큰 거냐'고 하시더라.(웃음)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촬영 현장을 떠나있는 것이 불안하지는 않았나. 

 ▶ 돌아올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는 가지고 올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은 연극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연극을 잘 몰랐는데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계속 보고 빠져들었다. 연극이 왜 재미있는지 알겠더라. 드라마는 신 별로 연기하는데, 연극은 쉬어갈 수가 없지 않나. 그것만의 매력이나 재미가 확실히 있다. 그리고 책임감이 더 생긴다. NG가 없으니까 하나를 하더라도 책임감있게 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드라마 등) 매체 연기는 다시 할 거라고 생각했다. 

-같 이 활동한 배우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조바심은 없었나.


▶ 힘든 시간들도 분명히 있었고 어릴 땐 시기심도 생겼는데, 그 시간들이 나를 갉아먹었다. 오히려 (TV에서) 멀어져서 내 기본기에 집중했다. 그 시간이 지금 나에게는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 스스로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죽어도 좋아'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 3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영화 등 다른 작품 대본도 읽으면서 오디션을 봤다. 연락이 없길래 다음날 학교가려고 레포트를 쓰는데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 '내일 드라마 MT 가야 한다'고 했다. 강화도 MT에 바로 합류했다.(웃음)

- 사회 초년생 연기를 위해 어떤 설정을 추가했나.

▶ KBS에서 나온 오피스 드라마를 많이 봤다. '김과장'도 보고 '회사가기 싫어'도 봤다. '회사가기 싫어'가 많은 도움이 됐다. 직원들의 책상이 디테일하게 나왔는데, 그걸 보고 나도 내 테이블을 꾸몄다. 직장인들의 책상이 직장 내 위치나 그 사람의 성격도 보이는 장치가 되더라.

-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나.

▶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보다 나의 첫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길게 작품을 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연기와 현장에 대한 감을 다시 익히고 내가 잊고 있던 걸 다시 체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 작품을 마치고 힘이 된 말이 있나.

▶ (감독님이) '너는 잘 하는 친구인 걸 안다. 정화같은 역할이 어려운 역할인데, 잘 소화해줘서 고마웠다'고 하셨다. 감동이었다.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오랜 공백 이후 성인 연기자로 잘 연착륙한 것 같다. 소감은.

▶ 아역배우로 활동할 때는 배우로서 목표를 가지고 연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잘 모르니까 '재미있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성인이 된 후에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됐다. 그동안 아역을 할 때는 1, 2회만 나왔는데, 이번에는 드라마의 완전한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 직업적으로 연예인, 배우는 어떤가.

▶ 시간이 갈수록 배우 생활은 멘탈 싸움이라는 생각을 한다. 올해는 책도 많이 읽고 건강한 정신을 갖도록 더 노력하려고 한다. 정신이 건강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류현경 선배, 공명에게서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한동안 힘들었을 때는 부정적인 성향이 많았는데, 두 사람을 보면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 류현경 언니는 그 바쁜 와중에도 책을 가지고 현장에 온다. 머리맡에 책을 두고 아무리 바빠도 한 두 페이지라도 꼭 읽는다. 공명도 매일 일기를 쓴다. 자신을 다스리고 건강한 정신을 갖는 습관에 대해 생각했다.

- 류현경 역시 어릴 때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해서 많은 조언을 받았을 것 같은데.

▶ 언니 말로는 25세부터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은 많았지만 힘든 시간도 많았다고 했다. 어떻게 버티냐고 물어보니 책을 읽으라고 하더라. 감정을 다른 방법으로 분출하고 스트레스를 풀면 부정적인 생각이 생기면서 나를 갉아먹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자기와의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 실제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

▶ 정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잘 이별을 못 한다. 작품과 헤어지는 것도 실감이 안 나는데 이제 졸업해서 학교도 떠나야 한다. 학교에서 울어서 친구들도 의아하게 본 적이 있다.(웃음)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배우 정민아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자극이 되는 배우가 있나.

▶ 롤모델은 자주 바뀌지만 지금은 '미스터션샤인'에 나온 김태리 배우다. 영화 '아가씨' 때부터 워낙 팬이었다. 전달력이나 감정 표현력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몰입이 깨질 정도였다.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해'하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웃음) '미스터션샤인'에 짧게 출연할 때 못 만났다. 내가 B팀 촬영이면 A팀 스케줄 확인해서 꼭 김태리 선배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못 봤다.

- 2018년 '라이프 온 마스' '미스터 션샤인' '죽어도 좋아' 등에 출연하면서 바쁘게 활동했나. 돌아보면 어떤가.

▶ 2018년 목표가 학교 졸업, 졸업 공연하기, 작품 3개 하기였는데 다 이뤘다. 2019년의 목표는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 책을 많이 읽고 싶고, 연기로 말하자면 기회가 되면 자신의 스토리가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많은 경험을 하고 싶고, 소처럼 일하고 싶다.(웃음)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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