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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탈(脫)달러화'…美 제재우회 성공적일지는 의문

"달러 대금결제 포기·유통 금지 계획은 없어"
러 前 재무장관 "EU가 루블화로 결제할 지는 의문"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8-10-04 17:24 송고
미국 달러화와 러시아 루블화 <출처=러시아 관영채널 RT 갈무리> © News1
미국 달러화와 러시아 루블화 <출처=러시아 관영채널 RT 갈무리> © News1

러시아가 미국의 새로운 추가제재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한 데 이어 지난 2016년 대선 개입과 사이버 공격 등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군수산업체 등도 추가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국과의 무역 대금을 현지 통화로 지불하도록 촉구하고 그러한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달러화 대금 결제를 포기하거나 유통 금지 혹은 다른 제재를 가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정부는 현지 통화의 사용을 촉구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오레슈킨 장관은 이 같은 노력은 '개인의 계획'이 아니라 '정부의 전략적 노선'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려는 이러한 노력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 국영 VTB은행의 안드레이 코스틴 총재도 '탈(脫) 달러화'를 위한 자신의 계획을 밝혔었다.

그는 당시 국제무역에 있어 현지 통화의 사용을 늘리고 유로국채 발행에 있어 현지 금융 인프라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계획을 밝히며 이에는 약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올해 1분기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4분기과 비교했을 때, 미국 달러화와 파운드화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중국 위안화의 비중은 증가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갈무리> © News1
러시아의 올해 1분기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4분기과 비교했을 때, 미국 달러화와 파운드화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중국 위안화의 비중은 증가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갈무리> © News1

러시아의 이런 '탈달러화' 노력은 미 의회가 최근 몇 달간 미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두고 러시아에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가속화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1분기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화 비중을 지난해 4분기 45.8%였던데서 43.7%로 줄인 반면 같은 기간 위안화의 비중은 2.8%에서 5%로 늘렸다. 

러시아는 수년 간 중국이나 유럽연합(EU)과의 무역에서 (현지 통화인) 위안화나 유로화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등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달러화의 비교적 높은 안정성 때문에 두드러진 성과는 없었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루블화는 다른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대외지급을 위해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화)만큼의 유동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루블화로 바꾸는 것에는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모든 이가 루블화로 바꾸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와 같이 연화(soft currency·달러화나 유로화와 달리 국제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현지 통화로 무역 대금을 지불하길 원할 수도 있겠지만 EU가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하길 원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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