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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지·경험 부족"…'양면전술' 푸틴 당해낼까

가디언 "미러정상회담 앞두고 트럼프 측근 긴장"
"푸틴, 양면 전술의 대가"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8-07-16 11:56 송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일대일 만남은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정 사안에 대해 무지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맥폴 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우려했다.
양국 정상은 통역사를 대동하고 일대일 회담을 가진 뒤 보좌진들이 합류하는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하지만 브리핑 자료를 잘 읽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람을 매료하는 동시에 겁을 주는 '양면술'(good cop-bad cop routine)의 대가로 꼽힌다. 특히 일대일 회담에서 이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전 라트비아 대통령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푸틴은 완전히 배우다. 그리스 연극에나 나올 만한 비극적인 표정을 짓다가도 입꼬리를 올리면서 코미디 같은 가면을 쓴다"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경험을 회고했다.
맥폴 전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경쟁력이 20년에 달하는 경험에서 온다고 분석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보다 정보가 부족한 정상보다는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20년동안 이런 일을 해 왔고 방에 (자신 외에) 아무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들에게 크게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의 전적에 비췄을 때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균형을 잃게끔 유도하는 술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푸틴 대통령은 '습관적인 지각'을 일삼아 상대국 정상을 당황하게 한 경험이 많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심지어 프란치스코 교황도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느라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을 허비했다.

뜻을 가늠할 수 없는 '파격 행보'도 서슴지 않는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검은 래브라도 대형견을 데려왔었고, 2006년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는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현지를 방문해 나토 회원국들을 당황케 했다.

영 가디언은 이미 러시아가 미국을 상대로 창피를 줬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 집무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야크 주미 러시아대사를 만났는데, 당시 백악관 측은 여론을 의식해 이 만남을 비밀에 부치고 싶어했으나 러시아는 국영 통신사를 통해 이들 간의 만남을 내보냈다.

비케프라이베르가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두고 "이들은 서로의 명치를 때리고 있는 알파메일(alpha male)"이라고 표현하면서 "각자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메일이란 늑대 집단에서 최고 우두머리인 수컷을 지칭하는 말로, 강한 이미지의 남성을 뜻하는 신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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