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이번은 푸틴이지만…장기전 노리는 '저격수' 나발니

"크렘린궁 유일한 골칫거리 야권인사는 나발니"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8-03-19 11:26 송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운데)가 지지자들과 함께 시위하는 모습.©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운데)가 지지자들과 함께 시위하는 모습.© AFP=뉴스1

4번째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여겨지는 알렉세이 나발니.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앞으로 6년 더 항해를 이어가게 된 푸틴에 대항해 나발니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저격수로 유명한 나발니는 최근 수년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면서 야권 유력 인사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해 말 대선 후보 등록을 신청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과거 범죄전력을 이유로 출마를 금지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2월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는데, 대선 출마가 금지되자 재판부의 판결을 '정치 조작'이라 주장하며 선거를 보이콧했다.

나발니는 이날 "우리가 성취한 게 (푸틴에 대항해 나선) 가짜 후보들이 성취한 어떤 것보다도 위대한 정치적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진짜 정치적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나발니가 말하는 '정치 움직임'이 올해 선거에서는 충분한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실제 러시아 야권 정치인 중 크렘린궁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존재는 나발니가 유일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그가 주도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러시아 전역의 80여개 도시에서 잇달아 열렸고 수천명이 참여했다. 자신의 출마를 불허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나발니는 투표를 보이콧하라고 지지자들을 향해 끊임없이 외쳤다.

나발니를 지지한다는 여성 주민 아나스타샤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장을 보고 가족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한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이번 선거의 결과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일찌감치 앞두고 유권자들의 이같은 '무관심'을 우려한 러시아 정부는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슈퍼마켓 봉투나 패스트푸드 음식점, 대중교통, 영화관, 현금인출기 등에 투표 독려 광고를 붙였고 투표소 주변에는 '셀카 경연대회'와 같은 행사를 마련,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북한에 살고 있는 단 한 명의 러시아인을 위해 북한에도 재외국민 투표소를 열었고 북극 지방의 순록을 기르는 목축업자들을 위해 헬기를 띄워 투표용지를 배송했다.

그러나 이번 투표 절차가 공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나발니의 팀은 몇몇 투표소에서 미등록 유권자가 투표를 하거나 정해진 것보다 많은 투표 용지를 욱여넣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를 감시한 나발니 측 관계자는 "우리 역할은 사람들에게 오늘 일에 대해 객관적인 그림을 제시하고 그들이 투표의 타당성을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며 "광범위한 조작과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밝혀진다면 아마 2011년과 같은 시위가 벌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모든건 국민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lchun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