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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윤성빈 어머니 "늦게 시작한 스켈레톤, 아들이 원한다면"

(평창=뉴스1) 권혁준 기자 | 2018-02-23 14:22 송고
대한민국 스켈레톤 윤성빈이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 조영희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스켈레톤 윤성빈이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 조영희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내 아이가 원하고 확신이 있다면 언제든 찬성이었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4·강원도청)의 어머니 조영희씨가 6년 전 아들이 스켈레톤을 선택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위험한 종목', '인기없는 종목'이라는 주위의 편견에 부딪힐 수도 있었지만 조씨는 오로지 아들의 선택을 지지했고, 이는 탁월한 안목이었다.
윤성빈은 23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한국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모녀, 박승희 모녀, 쇼트트랙 최민정 모녀 등도 함께 했다.

윤성빈은 지난 16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인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일군 쾌거였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스켈레톤을 접해 불과 6년만에 올림픽 정상에 오른 윤성빈의 스토리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조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위험하고, 인기도 없는 종목을 왜 시키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위험하지 않은 종목은 없고, 위험하지 않은 삶도 없다고 생각했다. 늦은 시기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원하고 언제든 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언제든지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지지'는 결국 아들을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로 이끌었다.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폭발적인 스타트와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선보이며 2위와의 격차를 무려 1.63초차로 벌렸다. 이는 올림픽 스켈레톤 역사상 1-2위간의 가장 큰 격차였다. 종전 기록이던 1948년 생모리츠 대회의 1.4초를 무려 70년만에 깼다.

압도적인 우승이었지만 어머니만큼은 마음 편히 볼 수 없었다.

조씨는 "성빈이가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가서 안도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물어보니 스스로 자신있어했다. 아들이 자신있어 하는데 엄마가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성빈이는 엄마가 속상해하고 움츠러든 모습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그러는데 아이와 엄마는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했다. 내가 즐거우면 아이도 즐겁고,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다고 했다. 그래서 떨릴 때는 차분히 기도를 했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 부처님을 다 찾았다"면서 "올해 들어서는 금색에 중독이 될 정도로 금색만 찾아다녔다. 대회 전 찹쌀떡도 사주고 싶었는데 파는 곳을 못 찾아 찹쌀 도너츠를 사줬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집에서는 무뚝뚝한 아들인 윤성빈은 금메달을 따고 인터뷰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오히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는 "여자 아이돌보다 어머니가 이상형"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스켈레톤 윤성빈이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스켈레톤 윤성빈이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조씨는 이에 대해 "두 가지인 것 같다. 평소에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하는데 그런 자리에서 표현할 용기가 난 것 같고, 또 하나는 그런 멘트로 엄마한테 뭔가 원하는 걸 얻으려고 한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뭐든지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사실 이상형은 딱히 없지만,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담아두고 있었다. 그런 답을 한 것은 한편으로는 당장 질문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도 있었다"며 웃어보였다.

윤성빈은 어머니와 함께 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다시금 사랑을 표현했다. 그는 "평소에 제가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라 서운하셨을 수도 있다. 그래도 오늘을 기회로 사랑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듣고 있던 어머니 조씨가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씨는 "세상에서 제일 최고인 윤성빈을 엄마가 사랑하고 늘 격려한다"고 화답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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