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지역경제 '휘청'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쇄이어 지엠 공장까지 '멘붕'
근로자·협력업체 직원 등 1만2000명 일자리 잃어

(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2018-02-13 12:16 송고 | 2018-02-14 06:57 최종수정
한국지엠 군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8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이 닫혀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이날부터 4월 중순까지 두 달여 간 생산가동조절(TPS, Temporary Shut Down) 등의 이유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2018.2.8/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한국지엠이 설 명절을 앞두고 군산공장을 폐쇄키로 결정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13일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업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측은 군산공장의 최근 3년간 가동률이 20%에 불과한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은 군산이 한국지엠 군산공장마저 폐쇄가 결정되면서 사실상 '멘붕'에 빠졌다.

◇'올 뉴 크루즈' 등 판매부진 생산량 감소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를 주도해 왔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1997년 대우자동차 시절에 세워졌다.

승용차 연간 27만대, 디젤엔진 연간 20만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군산공장은 2011년 5조6000억원, 2012년 4조8000억원, 2013년 3조2000억원, 2014년 2조원, 2015년 1조4000억원, 2016년 1조원 등 생산액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전북 제조업 총생산액의 3.2%(43조원)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알짜배기' 공장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군산공장은 쉐보레 유럽철수와 지난해 1월에 출시된 올 뉴 크루즈와 올란도의 판매부진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1년 26만8000대에 달했던 생산량은 지난해 3만3000대까지 줄었고 조업일수도 최근 월 평균 6∼7일가량에 그쳤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8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출고지에서 직원들이 차량 검수를 하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이날부터 4월 중순까지 두 달여 간 생산가동조절(TPS, Temporary Shut Down) 등의 이유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2018.2.8/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협력업체 연쇄 도산 등 '후 폭풍' 우려

군산공장의 폐쇄는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과 산업단지 침체, 자영업 붕괴, 인구 감소 등 경기침체 도미노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공장폐쇄로 근로자 2200명(직영·사내협력)을 비롯해 1차 협력업체 5700명(35개), 2차 협력업체 5000명(101개사) 등 1만29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폐쇄 결정에 대해 협력업체들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일부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군산공장의 재고물량으로 인한 가동중단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구조조정이 이뤄져 왔다"며 "이번 군산공장 폐쇄로 연쇄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부품업체의 후폭풍은 이미 시작된 곳도 있다.

자동차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A업체의 경우 지난해 직원 250여명 중에 100명이 희망 퇴직했다. B업체도 판매 부진으로 인한 납품물량이 감소하면서 100여명의 직원을 최소 인력인 10명으로 줄였다.

◇자영업 붕괴 등 지역경제 타격

지역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그동안 군산경제의 축을 담당해온 조선과 자동차의 폐쇄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수천명의 근로자와 가족들이 빠져나가면서 후유증을 겪었다.

이런데다 한국지엠마저 폐쇄가 결정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또다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경기침체와 땅값하락 등 전반적인 경제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직원들이 거주하던 오식도동의 숙소와 식당, 카페, 주점 등에는 연이은 가동중단으로 이미 인적이 끊겼다.

또 거리 곳곳에는 임대와 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었으며, 원룸 월세 가격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은 절반 이상이 비었고 상인들도 타지로 떠나고 있다.

인근 식당 주인 박모씨는 "이번 한국지엠 폐쇄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가야 할지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시민들도 "공장 폐쇄설이 이미 흘러나왔는데도 행정이나 정치권들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왔다"며 "지금이라도 지역상권을 살릴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js67@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