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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지 강릉 '무슬림 기도실' 개신교 반발에 무산

관광공사, 보수 기독교계 반대에 계획 포기 방침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8-02-07 15:37 송고 | 2018-02-07 15:45 최종수정
무슬림 이동실 기도실 조감도. 관광공사 제공 © News1
무슬림 이동실 기도실 조감도. 관광공사 제공 © News1

한국관광공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릉에 무슬림 관광객을 위해 설치하려던 '이동식 기도실'이 보수적인 기독교계의 집단 항의에 가로막혀 백지화됐다.   

7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강릉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이동실 기도실 2개 동을 만들어 시범운영 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강릉시와 협의해 올림픽 기간에 한정해 이동식 기도실을 시범 운영하려 했으나, 보수 개신교계의 항의가 많아 결국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가 애초 1동에 4000만원을 들여 선보이려던 이동식 기도실은 길이 7m, 폭 2.8m, 높이 3.3m 크기로 5~6명이 들어가는 기도실과 기도 전에 손발을 씻는 장소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놓고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표시인 '키블라'와 냉난방 시설도 함께 갖추며, 남녀 기도실을 별도 컨테이너로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런 이동식 기도실 설치 계획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보수 개신교인들 중심으로 '관광공사와 강릉시에 무슬림 이동식 기도실 설치에 항의 전화를 하자'는 내용의 메시지가 담당자의 전화번호와 함께 확산됐다.

또 한 단체가 만든 '무슬림 기도실 설치 반대 서명' 사이트에는 7일 오후 12시 기준 5만4040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반대의 명분으로는 '특정 종교 특혜'와 '근본주의 무슬림 경계' '과격 이슬람의 유입 막는 세계 흐름과 반대되는 움직임' 등을 내세웠다.
한국 음식을 배우는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의 모습. 뉴스1 © News1
한국 음식을 배우는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의 모습. 뉴스1 © News1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무슬림 관광객은 방한 관광 시장 다변화의 주요 대상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하루 5번 메카 방향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엄격한 종교 규율을 지키기 위한 기도실이 부족하다는 점이 불편 사항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한 무슬림 관광객은 지난해 93만명으로 5년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K팝과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관광공사는 방한 무슬림 관광객이 올해 처음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공사 다른 관계자는 "호텔 유원지 등 주요 관광지에는 기도실이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동식 기도실은 수요에 따라 옮길 수 있고 주민 불만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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