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기자의 눈] 'AI 전남 집중'…방역체계 바꿔라

(무안=뉴스1) 김영선 기자 | 2018-01-13 08:00 송고
김영선 기자.  © News1
김영선 기자.  © News1
연초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AI는 지난달 10일 영암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나주, 고흥, 장흥, 강진 등 전남에 집중되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당국의 방역과 이동제한 등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으로 AI에 뚫리면서 전남도의 허술한 방역대책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 우려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AI는 오리에 집중되고, 대개 중부에서 먼저 검출되던 것과는 달리 남부에서 시작돼 유독 전남에 몰리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계열농장의 발생 건수가 많다는 것도 눈에 띈다. 현재 전국의 AI고병원성 확진 건수는 14건으로 전북 2건과 유일하게 산란계 농장이 고병원성으로 밝혀진 경기 포천을 제외하면 11건이 전남이다.

전남도 등 방역당국은 발생경로로 철새를 의심하면서, 현재까지 81만 마리 넘게 살처분하고 방역과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명령 발동 등 대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선제 방역에 나서되 살처분 범위를 발생지 반경 500m를 넘어 3㎞까지 확대하고, 일반인 농가 출입통제, 겨울철 사육제한에 따른 휴업보상제, 철새도래지 폐쇄 등 차단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AI는 도와 일선 시·군의 이런 대응에도 아랑곳없이 확산일로로 피해가 속출하면서 축산 농가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AI가 연례행사로 고착화되고 있는 판에 이렇게 가다가는 지역농가의 피해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지 말란 법이 없다.

대규모 살처분에 따른 오염과 정서적 피해, 오리 소비위축, 관광지 폐쇄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 각종 부작용뿐만 아니라 방역인력의 과로로 인한 간접피해도 우려된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연례화하면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게 됐다. 전남은 2011년 35건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고병원성 AI가 186건이나 발생했다.

2012과 2013년만 쉬었을 뿐 2014년 68건, 2015년 39건, 2016년 17건, 2017년 19건 등 연례적으로 반복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개 겨울에 발생하나 2014년 여름과 2017년 초여름 전국을 강타하는 등 이제 계절도 일정하지 않다. 철새 탓만 하고 허술한 방역체계,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AI토착화 우려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마저 들 정도다.

현재와 같은 방역체계로는 AI를 막기에는 어림없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이번 겨울 경우만 보더라도 산란 닭과 육계에 비해 강한 오리에 집중된 것은 겨울 철새에 의한 전파보다는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계열화 업체 관련 농장에서 발생한 것도 야생조류 분변에서 묻어나온 바이러스가 쥐 등 설치류는 물론 농장주나 계열사 직원이 담당 농장을 방문할 때 방역 허술로 농가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남은 나주, 영암 등 가금류 밀집사육단지가 많다. 닭·오리농가 565곳에서 2544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오리는 241농가 349만여 마리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다 서해안에 철새 이동경로가 집중돼 AI에 더욱 취약한 조건이다.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초동방역과 이동경로 차단 등 관리체계가 허술하다는 반증이다.

우선 방역점검체계부터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거점소독시설 확대, 차단방역 실태점검, 개별농장에서 철저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좁고 환경이 좋지 않은 공장식 축산도 AI 발병의 큰 원인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갈수록 강해지고 변이가 이뤄지면서 계절과 상관없이 기온과 환경에 따라 가금류 등에 잠복됐다 언제든지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AI발생국 출입국자도 늘어 AI토착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걸 맞는 새로운 방역대책 수립이 절실한 이유다.

따라서 기본적인 방역인력 확충은 물론 실시간 방역상황을 공유하고, GPS차량관리 고도화 등 IT기술을 활용해 관리하는 종합관제시스템 구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백신용 바이러스를 대량 생산·보관할 수 있는 AI항원뱅크를 구축하고, 새로운 유형의 AI발생에 대비해 신규 백신주와 야외 바이러스 감별진단법, 다양한 가축에 적용 가능한 범용백신 생산 등 AI백신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더 이상 AI의 확산이 없도록 전남도의 분발을 촉구한다.


ysun1204@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