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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거래 끊길라"…최저임금 인상, 납품단가 반영 '쉽지 않다'

원청기업 의존도 높아…"거래 끊길까 인상 요구 힘들어"
中企 42%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납품단가 미반영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8-01-09 08:49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를 인상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납품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대로 가격 협상에 나서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표준계약서 개정을 통한 납품단가 인상이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2017 중소기업실태조사 보고서'(7500개 제조업 분야 기업 표본조사)에 따르면 위탁기업과의 납품 거래 애로에 42.2%(이하 복수 응답 허용)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납품단가 미반영'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최저임금 인상 이전에 실시된 것이어서 바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최저임금이 오르더라도 중소기업들이 납품단가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또 '납품대금 결제기한을 지키지 않는 것(미준수)'이라고 답변한 비율도 34.6%나 됐다. '납기(납품 날) 단축·촉박'을 애로사항으로 답한 비율은 34.1%였다.

중소기업들이 단가 인상에 나서기 힘든 이유로는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가 꼽힌다. '납품 중단=폐업'인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들이 위탁기업과의 거래에서 거둔 매출은 199조원이었다. 이는 납품 기업 전체 매출액 245조원의 8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는 소기업의 위탁기업 의존도가 87.1%로 중기업 75.8%보다 11.3%포인트(p) 높았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납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연초 물가 인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영 여건상 기존과 같은 가격으론 계속 버티기 쉽지 않아서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23주 연속 상승하는 등 유가도 오름세고 올해 최저임금도 작년보다 16.4% 인상됐다.

자동차부품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대표 A씨(64)는 "현장에선 납품가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위탁 기업이 행여 거래 중단을 선언할까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돼 채용 계획은 커녕 기존 인력도 줄여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납품단가 인하와 기술탈취의 근절·납품기업 피해 구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최근 납품단가 인상을 대형 유통업체에 요청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중소기업계에선 정부 방안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담고 있어 납품 거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장에 고착화된 원사업자 기업과 납품 기업 간 '갑을 관계'가 해소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은 하청과 원청 업체 간 전속거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속거래 개선을 위해선 현장 기업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도 "중소기업과 납품 거래를 하는 대기업의 상생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mr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