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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들의 봄'…스포츠 경기 관람도 허용

'미스터 에브리싱' 빈살만 왕세자, 온건개혁 물살
극보수 분위기 여전…"다음엔 또뭐냐" SNS서 반발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10-30 11:37 송고 | 2017-11-05 19:46 최종수정
사우디 여성들이 지난 9월23일 리야드 주경기장에서 국경일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 AFP=뉴스1
사우디 여성들이 지난 9월23일 리야드 주경기장에서 국경일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 AFP=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내년부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우디 총스포츠부가 내년 초부터 국내 주경기장 총 3곳에 여성을 포함한 가족 단위 관람객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극보수 사우디의 온건화를 목표로 하는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이 지난달 여성 운전 허용에 이어 스포츠계에 이르기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스포츠부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들은 우선 수도 리야드와 경제수도 제다, 제3 도시 담맘의 주경기장에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지금껏 사우디에서 여성의 스포츠 직접 관람은 금지됐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엄격한 성 분리 정책에 따라 여성이 스포츠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스포츠를 직접 보는 것마저 금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 권력 실세이자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모하마드 빈 살만(32) 왕세자가 온건화 개혁을 발족한 전후로 왕국을 뒤흔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 주도로 산유국 시대 이후를 바라보는 경제·사회 개혁 '비전 2030' 계획을 세웠다. 빈살만은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대외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사우디 극단주의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AFP=뉴스1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AFP=뉴스1

이에 따라 지난달 세계 유일의 여성 운전 금지 조치를 내년 6월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9월에는 수백명의 여성들을 리야드 주경기장에 초대해 국경일 행사를 보도록 허용했는데 이는 남성 가족을 동반하게 한 한계가 있었으나 '사상 최초'였다는 의미를 지녔다.

사우디는 곧 영화관 입장도 여성들에게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극도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사우디 트위터 이용자는 "처음에는 여성 운전이고 이제는 경기장이다. 다음엔 뭐냐. 나이트클럽이냐?"라면서 반발했다.

개혁 조치가 일거에 터져 나오자 경직된 사회 분위기에 익숙하던 사우디인들이 크게 놀란 것으로 보인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빈살만 왕세자의 야심찬 발언은 좋지만 1970년대부터 이어진 보수 사상의 우위가 빠르게 사라질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이에 따라 "사우디 내 극보수 및 급진적 요소는 위험 요소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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