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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집트 원조 삭감·보류 진짜 이유는…북한"-WP

이집트, 北과 美사이에서 '이중 플레이'
40년 전 북한에 스커드 미사일 공급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8-24 17:57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집트에 대한 경제 원조금 9600만달러(약 1087억원)를 삭감하고 또 군사지원금 1억9500만달러(약 2207억원)를 보류했다. 이에 이집트는 곧바로 반발했다.

미 국무부는 이집트 정부가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을 제약하고 민주주의 기준에 맞는 인권 제고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삭감·보류의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내 대표적인 동맹국이자 이스라엘 다음으로 많은 미국의 원조를 받는 이집트에 철퇴를 가한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바로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란 것.

이에 따르면 북한과 이집트 관계는 냉전시대에 시작됐다. 이스라엘과의 1973년 전쟁을 앞두고 북한은 이집트 조종사들을 훈련시켰고 양국 관계는 최근까지 이어져왔다.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은 북한의 이동통신망 구축을 지원했다.

그동안 유엔 제재나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집트 관계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집트 일간 '알 소로욱'의 칼럼니스트 모하메드 엘멘샤위는 "이집트는 양쪽 모두를 원한다"고 말했다.
즉, 이집트는 지난해 무기를 싣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북한 선박을 막기도 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부품을 불법으로 조달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미들버리 국제관계 연구소 안드레아 버거 연구원은 이집트가 없었다면, 북한의 핵프로그램도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거는 이집트는 40년 전 북한의 핵 개발이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제공했고 북한은 이를 분해해 모방했다는 것. 버거는 "스커드 미사일 설계는 대다수 북한 탄도 미사일의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관계를 미국 이전 정부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성과를 얻진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심대한 제재를 부과하는 등 대북 압박에서 훨씬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유엔 제재 결의안 이행, 북한 노동자 고용 중단, 대북 경제 및 군사지원 중단을 요청했다.

이집트에 대한 조치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WP는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로 이집트가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할까.

현재로선 기대가 크다. 엘메샤위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집트가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에서 받는 것은 다른 국가에 의해 대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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