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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대기업, 근육만 키워 관절이 못버티는 위기"(종합)

"재무가치는 근육, 사회가치는 관절...SK는 공유가치 추구"
"中이 韓 앞질러가는 분야도 있다 공생방안 찾을 것"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7-08-21 19:35 송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천포럼’의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 패널로 참여,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등과 기업이 사회와 공생하며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제공) 2017.8.21/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천포럼’의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 패널로 참여,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등과 기업이 사회와 공생하며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제공) 2017.8.21/뉴스1

최태원 SK회장이 한국 대기업에 일침을 가했다. '근육만 키워서 관절이 버티지 못하는 위기'라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韓기업, 이익추구 넘어서 사회적가치 추구해야

최태원 회장은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천포럼'중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해 "재무적 가치가 근육이라면 우리기업은 근육만 키웠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겼는데 관절, 즉 사회가 못 견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육운동과 함께 관절운동도 해야하는데 이게 '사회혁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근육을 기업의 이익, 관절을 사회적 가치로 빗대어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을 넘어서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한다고 본 것이다.

또한 최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빠른 변화 속도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가 영국, 노르웨이 등 다른 나라보다 변화하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소화하지 못했고 다른 문제의 부작용으로 튀어나왔다"면서 "돈으로 해결 안되는 문제들이 많다보니 (개인들의) 분노로 나오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업목적에 '사회적 가치'를 넣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문구를 넣는 등 사회적 가치를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최 회장은 "아주 예전에는 기업이 이익 극대화, 재무적가치를 높이는 것에 충실하면 그것이 기업의 역할과 사명이라고 봤다"면서 "당시에는 자본주의가 개인(사익추구)에 가치를 둔다고 해도 사회에서 잘못됐다고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기업 등 리딩집단에서라도 존재목적에 공동체를 설정하지 않으면 공동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조차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룹이 (대기업이다보니) 내부가 수동적이고, 방어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이 되고 있다"면서 "개방적이고,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오픈마인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그룹 계열사 CEO들에게 '공유 인프라' 활용을 주문했다. SK 각 관계사가 갖고 있는 각종 인프라와 경영 노하우 등 유무형 자산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하면 SK는 물론 외부 협력 업체들과 '또 같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中투자는 그룹 포트폴리오 내에서"…도시바 인수전은 즉답 피해

최 회장은 포럼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 '향후 중국 투자 계획'에 대해 "중국투자에 관해선 아직 어느 분야로 특정지어진 것은 없다"면서도 "SK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알 수 있듯 비슷한 분야들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만의 새로운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폭도 넓다. 우리를 앞질러가는 분야도 있다"면서 "중국과의 공생, 윈-윈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 투자의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라는 그룹의 중국사업 전략까지 직접 세우며 중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현지화를 통해 중국에서 제2의 SK를 세우겠다는 사업전략이다.

SK그룹은 투자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금 수혈에도 나섰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그룹 내 주력계열사들은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최근 1조4756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추가로 중국 내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세미컨덕터차이나에 1조1161억원을 들여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인수전과 관련해서 최 회장은 "박 사장(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물어보는게 나을 것 같다. 난 잘 모른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소송리스크로 인해 정식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SK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워커힐호텔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딥 체인지(Deep Change)의 이해'를 주제로 제1회 이천포럼을 이어간다. 딥 체인지는 사업구조의 근본적 혁신 등을 뜻하는 것으로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부터 그룹 경영화두로 강조하고 있다.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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