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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다리 천년의 신비 지켜온 건 동네 주민들이었다”

진천 구곡리 상산임씨 집성촌 “지게로 돌 날라 복원”
최근 호우로 두차례 유실 과학적 설계 명성에 흠집(?)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7-08-02 11:21 송고 | 2017-08-02 11:33 최종수정
지난달 31일 내린 집중호우로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상판과 교각 일부가 또다시 유실됐다. 전체 28개 상판(교각과 교각사이) 중 19번, 21번, 22번이 유실됐고 교각 전체 27개 중 일부도 유실됐으나 피해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진천군청 제공)2017.8.1/뉴스1 © News1 김정수 기자

'천년의 신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수식어가 붙은 충북 진천의 농다리가 최근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내린 폭우로 '농다리'의 상판과 교각 일부가 또다시 유실됐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올 들어 벌써 두 번째 피해다.

천년의 물살을 견뎌온 다리의 명성치고는 이례적인 일이다.

농다리는 겉보기엔 듬성듬성 쌓은 돌무더기가 부실해 보이지만, 천년 세월을 꿈쩍 않고 자리를 지킨 다리로 알려져 있다.

대바구니를 짜듯이 돌을 얽어 견고하게 축조했고, 또 다리 교각 상류 쪽은 둥글게 만들어 물살을 견디는 힘을 최대화한 조상들의 지혜가 깃든 것으로 평가됐다.

물의 힘이 다리 전체에 적절히 분배되도록 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도록 장마 때는 물이 다리를 넘쳐흐르도록 설계돼 있다.

이런 이유로 농다리가 유실될 때마다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다.

2일 오후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일원에서 열린 '2013 생거진천 농다리축제'에서 구곡리 마을 주민들이 농사철다리건너기 재현 행사를 하고 있다. 2013.6.2/뉴스1

그러나 농다리는 큰 장마가 올 때마다 크고 작은 유실을 겪었다. 진천군이 1995년 항구적인 유실방지대책 용역을 발주했을 정도다.

농다리가 천년을 버텨온 건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상산임씨의 집성촌) 주민들의 공이 크다.

이 마을 주민들은 폭우가 내리거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다리가 유실되면 자체 복원하면서 천년의 세월을 지켜왔다.

현재는 농다리보존회, 농다리지킴이회, 구산동향우회 등 농다리 관련 단체가 그 맥을 잇고 있다.

지금은 포클레인 등 장비가 동원돼 복구를 하지만 20여년 전만해도 동네 사람들이 쓸려 내려간 돌을 지게로 날라 농다리를 복원했다.

이런 독특한 마을 공동체 문화는 2015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진천 구산동 천년의 농경공동체와 농다리’로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로 17번째를 맞은 농다리 축제도 2000년 이 마을잔치로 시작돼 진천 최고 축제의 하나로 성장했다.

농다리지킴이 임영은씨(54)는 “농다리가 떠내려갈 때마다 동네 청년들이 나가 복구한 것은 사실”이라며 “할아버지, 아버지는 지게로 돌을 날랐다면 현재는 장비가 그 일을 하는 게 다르다면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는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석(紫石·붉은색 돌)을 지네 모양으로 쌓아졌다. 길이 93.6m, 너비 3.6m, 높이 1.2m 규모다.

살아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건너고 죽어서는 꽃상여에 실려 건너는 ‘사람과 공존하는 다리’로 초평저수지 둘레길인 초롱길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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