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인터뷰①] 채수빈 "열일하는 이유? 연기 욕심 많아요"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7-06-04 12:55 송고
Toin 엔터테인먼트 © News1
Toin 엔터테인먼트 © News1

배우 채수빈은 최근 연이어 두 편의 사극을 마쳤다.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어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까지 2회 연속 사극에 출연했고, 두 드라마는 모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채수빈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여름 사극은 너무 덥고 겨울 사극은 너무 춥다"며 웃었다. 그리고 사극만의 매력에 대해서는 "배우가 분장한 채로 과거 시대에서 연기하다 보니까 그 속에서 그 인물이 돼 가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역적'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채수빈의 연기 이력은 생각 보다 길지 않다. 지난 2014년 MBC 드라마 페스티벌 '원녀일기' 출연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5편의 드라마를 마쳤고 그 중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와 사극 두 편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하며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그간 영화 '테이크 아웃' '엠보이' '밤과 함께' 등 작은 영화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았고 영화 '로봇, 소리'와 같은 상업영화에도 출연했다. 또 올해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데뷔 4년차라는 짧은 시간 내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그였다. 채수빈 역시도 "어느 순간 성장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번 작품 끝날 때마다 부족한 느낌이 많았지만 스스로 대견한 게 많기도 했다"며 "작품을 통해 얻는 것들이 있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성장을 느꼈다. 선배님들께서는 연기가 계단 올라가듯 올라가는 성장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성장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게 연기라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Toin 엔터테인먼트 © News1
Toin 엔터테인먼트 © News1

채수빈이 '역적'에서 맡은 역할은 길동의 아내인 가령 역이었다. 가령은 홍길동(윤균상 분)을 만나 여자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삶의 변화를 맞게 되는 인물로 홍길동이 정인 장녹수(이하늬 분)를 연산(김지석 분)에게 보낸 후 끊임 없이 홍길동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다 결국 그의 마음을 얻게 된다. 가령은 자신의 진심을 숨기지 않고 홍길동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진취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가령이 '역적'에서 중심인물이었던 만큼, 채수빈의 부담도 컸을 터. 그는 "주인공으로서 걱정이 됐다. 시청자 분들이 많이 우려를 하시니까 부담이 되기도 했다"며 "그런데 김상중 선배님이 먼저 오셔서 부담감 가질 필요는 없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거라고 우리 방식대로 하면 된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정말 내려놓기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현장을 저도 모르게 즐기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채수빈은 취재진에게 긴장하지 않는 자신에 대해 "제가 무대 체질인가봐요"라며 천진하게 웃었다. 주연배우로서 많은 걱정을 안고 갈 수밖에 없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게 되면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령이라는 사람의 삶부터 시작해서 사극 말투까지, 쉽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감정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10부가 지날 때쯤 가령이에 대해 또렷해졌고 그 경험이 정말 신기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가령은 홍길동을 처음에는 짝사랑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채수빈은 후반부까지 펼쳐지는 홍길동을 향한 애틋한 사랑에 대해 "처음에는 이런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이게 도대체 얼마나 좋아해야 가능할까 싶은데 나중에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더라"며 "이 인물은 헌신적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고 행복할 자격이 있는 인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령으로서 홍길동을 사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수빈이 꼽는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장대신이다. 가령이 장대에 매달린 채 홍길동을 향해 화살을 쏘라고 외치던 장면은 시청자들 기억에도 강렬하게 남았다. 그는 "감독님이 배우들의 감정을 이끌어내시는 데 있어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며 "최고치의 감정이 나올 수 있게 해주셔서 배우들 역시 연기 하면서도 의지했고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청률이 아쉽지 않냐고 하시지만 시청률에 따라 분위기가 좌지우지 된 것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채수빈은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 "사람이 남에게 관심이 없는데 인물의 역할을 맡고 그 인물에 대해 깊게 파고들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연기 욕심이 많다. 좋은 기회가 들어왔을 때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 연속으로 작품을 하는 것 같다. 일하는 게 재미있고 작품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역적' 이후 KBS2 새 드라마 '최강 배달꾼'을 바로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어린 시절 채수빈은 막연하게 배우의 꿈을 가졌다. 건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이후 현재 소속사의 대표를 만나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데뷔 과정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배우가 되고 막연했던 꿈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그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정말 다양한 색깔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도 "제가 동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웃었다.


aluemchang@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