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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천우희와 '사랑과 영혼' 같은 멜로 고민하기도" [N1★토크①]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04-10 15:40 송고
권현진 기자 © News1
권현진 기자 © News1

영화 '어느날'(이윤기 감독)은 김남길, 천우희의 만남 만으로 기대를 준다. 삶과 죽음에 대한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아내를 잃은 보험회사 과장이 조사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과 교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김남길은 '어느날'에서 병으로 떠난 아내의 죽음에 힘겨워하는 보험회사 과장 강수 역을 맡았다. 병으로 고통받던 아내에 대한 기억을 떠안고 살아가는 강수는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의 영혼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얼핏 멜로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지만, 영화는 쉬운 길을 피했다. 남녀 주인공 강수와 미소 사이를 오가는 것은 연애의 감정보다는 서로에 대한 깊은 연민과 이해에 기반을 둔 우정이다.
이윤기 감독은 이 영화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여러 번 수정했다. 배우들 역시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의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처음에는 멜로드라마 장르로의 방향 전환도 고려 대상이었다.

"원래 멜로를 고민했어요. 천우희 씨는 극중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상실감이 있고, 저는 아내를 잃었고. 그런 둘이 만났다. 둘이 호감을 갖게 되면서 '사랑과 영혼' 같은 느낌으로 가면 어떨까 했는데 감독님도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멜로를 배제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서 치유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을 통해 아픔이 치유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게 꼭 호감을 갖고 연애를 해야 치유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씀드렸고 (이윤기 감독도) 결곡 멜로 설정을 빼게 됐죠."

천우희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을까? 김남길은 "첫 만남부터 형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앞선 인터뷰에서 천우희도 김남길에 대해 "형제같다"라고 표현했는데, 이에 대한 화답이었다. 두 사람은 같은 장소 다른 층에서 서로 다른 인터뷰에 임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여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친밀한 관계를 드러냈다.
"아무래도 첫 만남부터 형제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웃음) 첫 만남부터 '츄리닝'(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와서 '다른 사람이 나를 볼 때 느낌이 이럴까?'하는 생각도 들었죠. 동질감이 들었어요. '너도 '츄리닝'? 너도 알고 있구나.' 싶었어요. 보통 처음 트레이닝복을 입으면 관계자들도 '예의가 없나, 무시하나'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다 친해지면, '남길 씨 처음 볼 때 당황했어요.'라고 하세요. 공개적으로 처음보는 자리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온 게 당황스러우셨던 거죠.  천우희 씨와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하고 앉은 후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오다니 뭘 좀 아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우희 씨도 거기에 대해 화답을 하더라고요. 배우들끼리 핑계일 수도 있는데 어떤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어 표현해야하는데, 그 전에는 몸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편한 옷을 입어요."

뭔가 통하는 형제(?)끼리 연기를 하다보니 촬영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듯했다. 김남길은 역할상 매일 병실에 누워있어야 하는 천우희를 놀리는 재미에 빠져있었다고 했다.

"(천)우희를 매일 놀렸어요. 누워있을 때 '자냐?', '좋겠다. 편해?' 이렇게요. 아무래도 우희가 있을 때와 대역 배우가 있을 때가 달랐어요. 누워있을 때 머리나 다리가 보이는 정도라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그걸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중요하더라고요."

천우희와 찍은 첫 장면은 극중 미소와 강수가 미소의 친한 친구 호정(박희본 분)의 결혼식에 함께 가는 부분이었다. 김남길은 천우희가 대사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재치있게 애드리브를 했다며 후배의 '센스'를 칭찬했다.

"처음 만나 자동차 신을 찍었어요. 그 장면은 촬영할 때 대본이 없었어요. 카메라를 달고 탑승할 수 없으니까 편안하게 하라고 해서 찍고 오면 확인하고, 찍고 오면 확인하고 했어요. 편안하게 애드리브를 할 때 처음 느낀 게, 첫 촬영에서 당황할 법도 한데, 능숙하게 대사를 해요. 제가 하는 말을 융통서 있게,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걸 보고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 잘 받아치더라고요. 워낙 작 찍어주셔서 천우희 씨는 화장품 CF찍는 모델처럼 나왔는데, 저는 머리가 어떻게 됐는지….(웃음)"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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