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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 文-安 차원 넘어 정치권 확산…대선주자 맞비난

'민주당과 정의당 대 국민의당' 구도서 몸집 불어나
대선주자들 입씨름 치열…표심따라 발언 수위 조절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조소영 기자, 서송희 기자 | 2017-04-02 18:47 송고 | 2017-04-03 09:16 최종수정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문재인·이재명 대선 경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 © News1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둘러싼 정치권 내 논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의 언급으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기존 야당간 설전을 넘어 이제는 구(舊)여권까지 가세, 논쟁의 몸집이 불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표심대결을 펼치고 있는 대선주자들간 입씨름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주자들은 보수 또는 진보표의 응집, 표의 확장성 등 각자의 필요에 따라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안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여부 검토 가능성에 대해 "국민 요구가 있으면 (사면)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한 이후, 당초 이 문제는 '민주당과 정의당 대 국민의당' 구도로 전개됐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취지로 국민의당을 향해 '맹공'을 가했고 국민의당은 이에 "사실을 호도한다"면서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사흘째 이어지는 2일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선제공격을 가했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고, 구속까지 밀어붙였던 좌파와 얼치기좌파 세력들이 우파들의 동정표를 노리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진보표의 확장성'에 방점을 둔듯 이보다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 심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서 국민의 목소리나 시대적인 상황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야권은 '불꽃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는 "구속되자마자 돌아서서 바로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저는 참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라며 "굳이 박 전 대통령 개인으로 말할 필요없이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광온 더문캠 수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면은 물론 박지원 대표가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한 단계별 연정론을 거론한 것을 겨냥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어떻게든 정권을 연장해보려는 국정농단 세력과 손잡고 국민과 맞서지 마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경선후보인 안희정·이재명 후보 측은 논쟁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한편 사면은 옳지 않다는 데 힘을 보탰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얘기(사면)를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법 앞에 평등하게 박 전 대통령도 법 앞에 서 있고, 또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지 않겠나. 그것 이상의 다른 논의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김병욱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선후보들이 '박근혜 사면'을 '정쟁의 놀이터'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 뒤 "대선후보들은 겸허히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사면불가' 약속을 하고 실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 논란은 물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영입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발언을 겨냥했다.

그는 "국정농단 세력을 감싸고 구여권에 구애를 보내는 행태를 보인다면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정략적이고 정치공학적 사고로 보일 것"이라며 '진실한 해명'을 요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이에 가세했다.

전날(1일)에도 안 후보를 향해 비판을 가했던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을 절대 사면하지 않겠다고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혀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사실왜곡 성격이 짙다'는 취지로 맞섰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인천지역 순회경선의 거점 투표소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합동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사면권 남용은 안 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왜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금주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이 자행하는 의도적인 사실왜곡과 프레임 덧씌우기로 여론을 호도하는 지금의 작태는 과거 수구독재정권이 자행했던 색깔론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진영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문 후보의 지지율 하락 때문에 생긴 공포심으로 '안모닝'이 시작됐다"며 "안 후보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권력으로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면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것을 왜곡해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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