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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허웅 "2017년이 제 해라고요? 농구로 보여줘야죠"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01-01 06:00 송고
원주 동부 허웅이 경기도 안양시 이루다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원주 동부 허웅이 경기도 안양시 이루다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017년이 닭띠 해라는 걸 얼마 전에 알았어요."

2016년이 저물 무렵 만난 3년차 가드 허웅(24·원주 동부)은 이렇게 말하며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정신없이 시즌을 치르고 경기에 나서다보니 날짜감각이 무뎌졌다는 듯 멋쩍어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정신은 없었지만, 허웅에게 2016년은 기분 좋은 한해였다. 그는 "2016년은 엄청 바쁘게 지나갔다"면서도 "올스타 투표 1위도 해봤고, 기량발전상도 받았다. 대표팀에도 뽑혔다. 좋은 기억만 많이 남는다"며 웃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쁜 일은 역시나 대표팀 발탁이었다. 허웅은 지난 7월 존스컵과 9월 아시아 챌린지를 준비하는 대표팀에 뽑혔다. 특히 아버지 허재 감독, 동생 허훈(연세대)과 함께 '삼부자'가 태극마크를 달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 정도의 큰 대회는 아니었지만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허웅은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셔서 부담도 많이 됐지만 잘 하고 싶었다. 기대하는 분들에게 보답하고도 싶었다. 다음에도 아버지, 동생과 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93년생 닭띠 허웅은 벌써 프로 데뷔 3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루키 시즌 백업멤버로 시작해 지난 시즌부터 주전 가드 자리를 꿰찬 허웅은 어느새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난 시즌 12.1득점 2.9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12월30일 기준)에도 11.5득점에 3.3어시스트로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는 "첫 시즌과 두 번째 시즌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올 시즌에는 조금씩 내 농구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 막내급이지만 고참급이 될 만한 준비를 하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허웅의 달라진 팀 내 입지를 설명해주는 일화도 있었다. 동부의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이 허웅에게 "좀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한 것. 특히 허웅의 백코트 파트너 두경민이 부상으로 빠져있기에 허웅이 좀 더 공격적으로 해야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허웅은 "벤슨이 항상 이야기해주는 부분이다. 먼저 (직접적으로)공격 찬스를 살피고 그 다음에 패스(할 곳)를 보라고 한다.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를 잡아줄테니 확실한 플레이를 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2016년 농구 국가대표팀에 함께 선발됐던 허웅-허훈 형제. © News1
2016년 농구 국가대표팀에 함께 선발됐던 허웅-허훈 형제. © News1

또 "벤슨 뿐 아니라 (박)지현이형, (김)주성이형, (윤)호영이형 등 선배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프로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배울 게 많은 선배들"이라고 덧붙였다.

'닭띠 해'인 2017년 허웅의 각오는 간단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농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팀을 더 높은 곳에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허웅은 "지난 시즌에는 중반까지 상위권에 있다가 (김)주성이형이 다친 이후 연패가 많아져서 6위로 떨어졌고, 플레이오프에서도 금방 탈락했다"면서 "올해는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 우리 팀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다. 삼성이나 KGC, 오리온까지 강팀들이 많지만 우리도 뒤지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소박했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라고 했다.

굳이 '개인 타이틀' 욕심을 낸다면 '베스트5' 상이다. 허웅은 "꼭 올 시즌이 아니라도 언젠가 받고 싶은 상이다. 가드 중에서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이)정현이형, (김)선형이형, (김)태술이형 등 잘하는 형들이 많아서 올 시즌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닭띠 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고 싶은 허웅은 다음 번 닭띠 해인 2029년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한국나이로 37세인데, 그때까지 농구하고 있을 것 같다. 몸상태가 받쳐주는 한 (김)주성이형, (주)희정이형처럼 오랫동안 코트에 남고 싶다"면서 "주성이형처럼 끊임없이 노력하고 개발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 모습을 본받겠다"고 다짐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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