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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5000억원대 '소·돼지 담보' 대출 사기극

동양생명 3804억·HK저축 350억 등 10여곳 대출
대출금 손실 불가피…금감원, 현장조사 나서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6-12-30 11:29 송고 | 2016-12-30 11:53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동양생명, HK저축은행 등 10여개 제2금융권 회사가 전무후무한 '소·돼지 담보' 대출 사기극에 휘말렸다. 동양생명 3800억여원을 비롯해 총대출금액만 5000억원에 달한다. 하나의 담보를 놓고 여러 금융사가 중복 대출을 해준 것이다. 대출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피해를 본 금융사 간의 소송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육류담보대출' 혈투극이 벌어질 조짐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육류담보대출 관련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전 2금융권 회사에 공문을 보내,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지금까지 확인한 금융사는 동양생명을 비롯해 HK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효성캐피탈, 신한캐피탈 등 10여 곳으로 총대출금액은 5000억여원이다.

육류담보대출은 동산(動産)담보대출의 일종이다. 육류 유통업자가 냉동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가 담보확인증을 발급하고, 금융사가 이를 바탕으로 유통업자에게 대출해주는 구조다. 고기 종류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담보대출을 받는데, 소고기와 돼지고기 대출이 가장 보편적이다. 수입 육류는 대부분 3개월 안에 팔리기 때문에 대출 기간도 짧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2012년 8월 도입했다. 농축산물 외에도 기계나 원자재, 매출채권 등도 담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같은 등기제도가 없어 중복 담보 대출의 위험이 있다.

이번 사건도 육류 유통회사가 하나의 담보물을 두고 여러 금융사에 중복 대출을 받아 불거졌다. 동양생명이 한 육류 유통회사의 대출금 연체액이 급속도로 불어나자 추적에 나서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금감원에 자진 신고했다. 이번 대출 사기 사건에 가담한 유통업체는 2~3곳이다. 

아직은 대출 금액만 확인한 상태로,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는 한창 조사 중이다. 다수의 금융사가 연루돼 있어 대출 회수율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가 담보물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부실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지면 제재도 불가피하다. 금융사들은 대출금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하기 위해 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 규모는 대출 금액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섣불리 피해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대출금액이 38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올해 순익 2000억원 시대를 열고 승승장구하던 동양생명이 연말에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 셈이다. 동양생명은 "회사 전체 육류담보대출금액은 3804억원으로 그중 일부 대출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의 채권 회수를 위해 모든 조처를 해나갈 것이고, 손실 규모가 확인되는 등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확인되는 즉시 공시를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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