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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지연 말썽 많은 1호선…서울메트로·코레일 "어쩔 수 없어"

"잦은 연착·신호정지는 1호선 특성일 뿐"
승객들 '차량노후' 지적에 "철도법상 노후 아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6-12-31 07:00 송고
지난 10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하행선 인천행 열차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지난 10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하행선 인천행 열차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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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1호선 회기역에서 청량리역 방면 열차를 탄 대학생 나은지씨(24·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열차시간표를 확인하고 미리 길을 나섰지만 약속시각에 늦고 만 것. 나씨는 "열차가 예정시간보다 4분이나 늦게 도착했다"며 "게다가 운행 도중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한다'며 2분간 선로 위에서 정차했다. 결국 학원시간에 늦고 말았다"고 하소연했다.
동대문역에서 외대앞역까지 매일 1호선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학원생 김규연씨(25·여)도 "1호선은 늘 연착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씨는 "특히 지난 10월 중순에는 철도공사 파업때문에 열차가 연착돼 동대문역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서울지하철 1호선 연착, 지연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대학생 윤하연씨(22·여)도 "3년동안 1호선을 이용했지만 (1호선에 대해 승객들의) 좋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연착, 지연 문제를 놓고 1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최근 한국철도공사 파업으로 부득이하게 연착이 발생했다"며 "대체기관사를 투입했으나 기관사의 운전미숙 등으로 연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동차 운전면허는 취득했지만 운행경험이 없는 군소속 대체기관사로 인력부족을 메우다 보니 숙련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하철 이용자들은 1호선 지연 문제는 최근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2008년부터 종로3가역에서 회기역까지 1호선 지하철을 이용했던 김진희씨(29·여)는 "예전부터 1호선 열차의 연착과 신호대기 문제는 늘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열차지연이 발생했던 청량리역 사무소에서 '지연증명서'를 발급받아 학교에 제출해야 했던 기억도 털어놨다.

◇표정속도 시속 29.3km로 나머지 노선 34km에 비해 훨씬 느려

다른 노선 지하철에 비해 느린 1호선의 표정속도도 승객들의 주된 불만 사항이다. 표정속도는 열차가 운행한 거리를 소요시간으로 나눈 속도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2호선에서 8호선의 평균표정속도는 34km/h다. 속도가 가장 빠른 민자노선인 9호선의 표정속도는 45km/h다. 반면 1호선의 표정속도는 29.3km/h(서울역~청량리 지하)에 불과하다.

지하철 이용자들은 1호선의 느린 운행속도와 연착·정차의 주요 원인이 전동차의 '노후화'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1호선은 1974년 8월15일 개통한 우리나라 최장수 노선이다. 자연히 운행되는 전동차의 연식도 오래됐지만 좀처럼 차량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1989년부터 2002년사이 들여온 열차 60여대를 주기적으로 대수선하며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수선이란 전동차를 교체하지 않고 차체만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수명이 다한 기본장치나 내장재만 보수하는 것을 일컫는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차량 교체비용은 국비지원이 되지 않아 서울메트로 예산으로 신차를 구입해야 한다"며 "2015년부터 수송원가는 1270원인데 비해 평균운임은 885원에 불과해 적자상태로 차량구입에 투자할 예산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서울메트로는 2017년에 2호선 전동차 일부를 신규차량으로 교체할 예정이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1호선 차량교체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코레일측 "정상운행…다만 구로역 부근서 운전정리 위해 감속할뿐"

코레일 측은 "1호선은 정상운행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호선의 표정속도가 느린 이유에 대해 "다른 호선과 달리 1호선은 일부 구간을 KTX나 새마을열차 등 다른 열차와 같이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구로역 부근에서 다른 열차와의 운전정리를 위해 감속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도법상 전동차 사용가능기간은 25년"이라며 "수명이 다한 열차는 모두 교체하고 있고 현재까지 1호선 급행열차 50량을 교체했다"고 전했다.

이어 "1호선이 유독 연착이 잦은 이유는 차량 노후화가 아니라 출퇴근 시간 승객들이 몰리면서 탑승지연이 벌어져 연쇄연착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1호선 지하철 이용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7년째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힌 유성민씨(29)는 "코레일이 생각하는 노후차량과 승객들이 느끼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다른 호선에 비해 1호선 차량이 낡은 것은 확연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전히 1호선의 느린 운행속도와 잦은 연착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개선의 노력 없이 '어쩔 수 없다'는 방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1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의 의견과 실제 승객들의 의견이 제각각인 가운데 열차 지연과 연착으로 인한 승객들의 피해 역시 뚜렷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당분간 승객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DB.

/뉴스1 DB.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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