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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성매매 변호 맡은 김수창 전 지검장 "나도 2년 전에"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6-08-11 14:04 송고 | 2016-08-11 14:53 최종수정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뉴스1DB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뉴스1DB

변호사 신분으로 제주를 찾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19기)은 법정에서 2년 전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언급하며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김 전 지검장은 제주에서 중국인 카지노 고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서울소재 모 여행사 대표 송모씨(38)를 변호하기 위해 11일 제주지방법원을 찾았다.
이날 재판에 앞서 취재진에게 먼저 다가온 김 전 지검장은 “사진을 찍지 마라.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오전 11시40분쯤 형사4단독 성언주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는 김 전 지검장을 비롯해 공동변론을 맡은 강문원 변호사가 함께 자리했다.

피고인 측은 검찰 측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송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성매매 알선이 단순 미끼용 광고에 불과한 점 등을 이유로 송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김 전 지검장은 “성인에게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고 죄인에게도 미래는 있다”며 아일랜드 소설가 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을 빌려 송씨의 처지를 대변했다.

김 전 지검장은 또 “부끄러운 얘기지만 변론을 맡고 있는 저도 2년 전 이맘때 피고인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2014년 8월 제주지검장 재직 시절 불거진 길거리 음란행위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지검장은 “(나의 문제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고 제대로 깨달았고 (앞으로) 비난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면서 “피고인이 새롭게 태어나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외면하지 말아달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재판이 끝난 뒤 김 전 지검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김 전 지검장은 2014년 8월 12일 밤 제주시 중앙로 인근의 한 음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이튿날 오전 풀려난 뒤 검찰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제주지검은 같은 해 11월 광주고검 검찰시민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김 전 지검장을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

치료를 받은 김 전 지검장은 이듬해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 2015년 9월 입회를 허가받아 서울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김 전 지검장이 변론을 맡은 송씨는 카지노 모객 전문 여행사 C업체 대표로, 제주지역에서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직원들에게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소설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성매매 유인 광고를 내도록 지시하고, 직원 안모씨(33)와 공모해 수차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제주서 카지노 게임칩 30만~50만장(한화 5300만~8900만원 상당)을 교환하면 한국 삼류 여배우와 2박3일간 함께할 수 있다고 광고해 카지노 관광객을 모집하고 성매매 대가로 알선책들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씨에게 징역 1년, 안씨에게 징역 10월, C업체에는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25일 오전 9시50분 제주지방법원 202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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