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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기요금, 산업용보다 얼마나 비쌀까?

전세계 60여개국에서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 적용

(세종=뉴스1) 신준섭 기자 | 2016-08-09 16:33 송고

 © News1 유승관 기자
 © News1 유승관 기자


폭염으로 에어컨 가동이 늘어나면서 전기료 폭탄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누진제는 6단계로 나눠져 있고, 1단계와 6단계의 요금차이는 11.7배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차이로 요금폭탄이 발생한다고 보고, 누진제가 없는 산업용 전기요금과의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산업용보다 얼마나 비싼 것일까?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가 100이라면 가정용은 108이다. 전체 사용량 대비 매출액을 근거로 한 비율이다. 이 비율만 보면 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 전기보다 비싸다.

그러나 산업용과 가정용을 단순히 판매단가로 비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산업용 전기의 판매단가는 동일하지만 가정용은 누진구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기의 판매단가는 킬로와트(㎾h)당 107.4원이지만 가정용은 1~6구간에 따라 ㎾h당 60.7원~709.5원이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사용한 가구에 요금을 더 많이 물리는 구조다.

1구간은 ㎾h당 요금이 60.7원이어서 산업용 107.4원보다 싸지만 100~200㎾h 사용량의 2구간 요금은 125.9원/㎾h으로 산업용이 더 싸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누진제 1구간 가구 비중은 전체의 16.7%였다. 나머지 83.3%는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비싸다고 봐야 한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보다 비싼 이유는 송전비용 때문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김성열 산업부 전력진흥과장은 "한전 전체 비용의 5% 정도가 송전 비용인데, 그 대다수가 주택용에서 발생한다"며 "공장의 경우 공장 안에 발전기를 설치하면 되는데 주택용은 멀리서 전기를 끌어오다보니 전기요금 단가가 높아진다"고 했다.
OECD 주요국 전기요금 수준 비교(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News1
OECD 주요국 전기요금 수준 비교(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News1


이처럼 단순비교하면 산업용이 가정용보다 비싸지만 원가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가정용 전기요금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원가의 92~95% 수준"라고 밝혔다. 반면 산업용 전기는 원가회수율이 100%를 넘는다는 게 산업부와 한전의 설명이다. 생산원가보다 요금을 더 받고 있다는 얘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 산업용 전기를 원가보다 싸게 공급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원가보다 많이 받고 있다"며 "가격 정상화를 어느 정도 이뤄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꾸준히 인상됐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76.2% 인상됐다. 연평균 5.8% 인상률이다. 같은기간 가정용 전기요금은 11.4%가 인상됐다. 연평균 1.1% 인상률이다. 산업용의 5분의1 수준인 셈이다.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를 적용한 나라는 전세계 60여개국에 이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0년 캘리포니아 '블랙아웃'(대정전) 이후 북캘리포니아 최대 발전 및 송·배전사인 PE&G는 5구간으로 나눠진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누진제 적용은 수요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폭염으로 8일 오후 3시 평균 전력사용량은 8370만㎾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채 실장은 "여름철 피크에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누진제를 만든 것"이라며 "벽걸이형 에어컨을 8시간 정도 사용하거나 거실용 스탠드형 에어컨을 4시간 정도 사용하면 냉방 요금이 1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적절한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sman3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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