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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의 위태로운 외줄타기…'정치 압박에 최소 조치'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7-29 17:14 송고 | 2016-07-29 19:55 최종수정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AFP=News1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AFP=News1

일본은행(BOJ)이 시장과 정부 사이에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부양에 BOJ는 최소한의 통화 완화로 화답했다.

BOJ가 주식시장에 2조7000억엔을 쏟아 붓기로 결정하면서 도쿄 증시는 소폭 상승 반전했다.
정치적 압박에 놓인 BOJ가 내놓은 '특별한' 조치라고 하기에 다소 초라해 보였지만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 구로다 "재정+통화 정책 시너지 효과"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29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유연한 재정정책과 양적완화를 강력하게 혼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정부의 부양 패키지는 물가 안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데 시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완화 조치에 대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머징 시장의 수요 둔화와 같은 외부적 역풍으로 가계와 기업의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OJ는 성명을 통해 "오늘 통화정책 조치와 정부의 부양책이 경제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9월20~21일)에 마이너스 금리와 채권 매입프로그램에 대한 경제적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ETF 매입 확대로 기업투자 유도 쉽지 않아

BOJ는 이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한도를 거의 2배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BOJ가 매년 사는 ETF는 3조3000억엔에서 6조엔으로 늘어난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달러 대출지원도 120억달러(약1조2000억엔) 늘어난 240억달러로 확대했다.

ETF 확대는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실제 이날 도쿄 증시는 BOJ 발표 직후 급락했지만 은행주 주도로 반등에 성공했다.  

BOJ가 현재 마이너스(-) 0.1%인 금리를 동결하면서 은행 수익성을 보장한 영향이다. 하지만, ETF 확대만으로 넘치는 현금에도 꿈쩍하지 않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시장과 정부 사이 위태로운 외줄타기

BOJ는 이달 시장과 정부 사이에 위태로운 외줄타기의 연속이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주 전 일본에 방문해 구로다 총재, 아베 총리와 연이어 만나면서 시장은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러한 기대감 덕분에 엔화는 크게 오르지 않았었다. 

이번 회의 이틀 전 아베 총리가 28조엔 재정부양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BOJ에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이에 BOJ는 특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외신에 흘리며 잔뜩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BOJ가 내놓은 조치는 특단이라고 보기에는 초라했고 시장은 실망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2% 가까이 떨어져 엔은 급등세를 보였다.

국채시장도 변동성을 키웠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2008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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