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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영국대사 "브렉시트 결정에도 韓·英 관계 승승장구"

"재투표 실시 여부 등 추측 일러…'영연방' 지키는 데 주력"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정이나 기자 | 2016-07-02 15:13 송고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 News1 윤혜진 기자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 News1 윤혜진 기자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는 2일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한국의 관계는 계속 승승장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 대사는 이날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한·영 관계, EU와의 관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미리 추측하긴 어렵지만, 동맹국들과 가장 강력한 경제·정치·안보·국방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후폭풍'이 커지자 영국 내 일각에선 재투표 등을 통해 브렉시트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헤이 대사는 "재투표가 실시될지, 또 다른 무슨 일이 있을지 추측하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영국 정부는 '영연방(the United Kingdom)'을 지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브렉시트' 결정을 영국의 '신(新)고립주의'로 보는 일부 해석에 대해선 "영국은 국제적으로 존중받고, 국내적으론 견고하며, 세계 현안에 계속 관여하는 등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국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이 대사는 한국과의 탄탄한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여러 분야에 걸쳐 공조하겠다"며 "무역·투자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안보·보건·경제 분야에서도 한국 정부·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헤이 대사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한국의 '득'과 '실'은 무엇일까.

▶영·한 관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긴 어렵다. 영국과 EU의 관계 또한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거다. 그러나 한국 등 국제사회의 주요 동맹국들과는 가장 강력한 경제·정치·안보·국방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다.

-일각에선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세계화에 대한 반발로 영국이 고립주의(isolationism)를 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먼저 영국 정부는 미래 세대들의 번영과 안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존중받고, 국내적으론 견고하며, 세계 현안엔 계속 관여함으로써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국가로 남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영국은 주요국 중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군사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침과 국민총소득(GNI)의 0.7%를 개발에 지출해야 한다는 유엔의 방침을 동시에 지키는 유일한 나라다. '이슬람국가(IS)'의 부상이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세계적 위협에 대한 대응을 이끌고 있고, 한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영국은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유리한 입장에서 마주할 준비가 돼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선진국 가운데 하나(세계 5위 규모)이며, 앞으로의 도전에 직면할 준비가 돼 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낮고 안정적이다. 취업률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재정 적자가 낮고, 은행들은 금융위기 전보다도 더 많은 자본준비금을 유지토록 요구받고 있다.

재무부, 영란은행 및 다른 금융당국은 탄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몇 달을 보내왔다. 영란은행 총재가 분명히 밝혔듯, 현재 영국이 겪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온다는 가정 아래 영국 기관들이 충분한 자본과 유동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확인됐다.

-국민투표 뒤 영국 정치권의 혼란과 스코틀랜드 등 분리 독립 움직임, 그리고 수백만 국민들의 재투표 청원이 있었다. 차기 정부가 재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나.

▶무슨 일이 있을지를 추측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협상 절차에 전면적으로 참여토록 긴밀히 협조하는 데 헌신할 것이란 점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니콜라 스터전(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영연방(the United Kingdom)'을 지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리스본협약 50조와 관련해 영국은 차분한 준비를 통해 이를 발동하려 하는 반면, EU는 가급적 조속한 발동을 요청하면서 맞서고 있다. 영국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EU 탈퇴는 어떤 것인가.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 결과의 실행은 새 정부가 맡아야 하고 협상도 후임 총리가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리스본협약 50조를 발동하는 시점과 EU 탈퇴의 공식 절차를 시작하는 결정 또한 후임 총리가 하게 될 것이다.

-약 10년 뒤를 가정했을 때 영국은 유럽에서 어떤 모습일까.

▶영국은 여전히 세계무대에서 번영하는 매우 훌륭한 나라일 것이다. 특히 영국과 한국의 관계는 계속 '승승장구(from strength to strength)'해나갈 것이다. 여러 분야에 걸쳐 협력하겠다.

'무역·투자' 분야와 관련해선 2015년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상 한국의 대영(對英) 투자 규모가 8억9200만달러(약 1조244억6200만원)로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국에서 뛰어난 성공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한 예로 (화장품 기업인) '러쉬'의 명동 매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다.

'정치·안보'의 경우 영국과 한국은 평화유지, 개발, 에볼라 위기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또 주한 유엔군사령부(UNC)에서 우리가 맡은 역할은 올해 연례 UNC 훈련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번영'에 대해서는 더 나은 규제, 시장개방, 핀테크, 기후변화 등 주요 분야에 대해 한국 기업 및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겠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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