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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두 개의 연애' 그 남자, 두 여자의 감성 로드무비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6-04-21 16:50 송고 | 2016-04-21 18:42 최종수정
남자는 정말 첫사랑을 잊지 못할까. 영화 '두 개의 연애'는 이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영화감독 인성(김재욱 분)은 이 질문을 애써 피하고 연애 중인 시나리오 작가 윤주(채정안 분)를 속이고 옛사랑인 재일교포 미나(박규리 분)를 만나러 간다. 기자인 미나는 강릉을 취재하기 위해 인성에게 2박3일의 여행에 동행해달라 부탁했던 것. 인성은 미나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윤주가 강릉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당황하기에 이른다.

'두 개의 연애'는 제목 그대로 인성과 윤주, 인성과 미나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중반부가 지나서는 인성의 현재 연인 윤주와 과거 연인 미나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함께 그려낸다. 윤주와 미나는 강릉으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처음 만나 새로운 인연을 시작한 것. 옛 연인과 현재 연인 사이를 오가다 들킬 위기에 처하자 크게 당황하면서도 뻔뻔하게 상황을 모면하려는 인성의 지질한 면모는 남녀 모두의 공감을 살 만큼 현실감 넘친다.

영화 '두 개의 연애'에 배우 김재욱, 채정안, 박규리가 출연한다. © News1star / 영화 '두 개의 연애' 스틸

윤주에게 들킬 듯 말 듯한 인성의 위기 상황에서는 스릴감마저 생긴다. 강릉이라는 공간이 주는 따뜻한 분위기와 고즈넉한 풍경은 극 중 계절인 겨울과 대비돼 더 특별한 감성을 형성한다. 조성규 감독은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을 강릉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릉은 오래된 고택들이 함께 어우러진 도시"라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 머무를 수 없는 인간의 덧없는 무상함과 오랜 시간을 관통하면서도 파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존재의 아련함을 가진 도시이기 때문"이라 했다.

영화에서 세 사람은 끊임 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이야기의 서술 방식이 대화로 전개된다는 점은 이 영화의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인성은 영화감독이고 윤주는 시나리오 작가, 미나는 취재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글을 쓰는 직업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조성규 감독이 극 중 인물들에게 이 같은 직업을 부여한 이유는 감독, 작가, 기자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특성에 맞게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기술에 능숙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미나는 한국어가 미숙한 재일교포로 등장한다. 때문에 미나와 인성의 대화는 대부분 일어로 이뤄진다. 인성의 일본어 실력은 유창하다. 한국어와 일본어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설정은 남녀 간의 소통이 어긋나는 것은 비단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일본어 연기가 매우 중요했던 만큼, 김재욱과 박규리의 일본어 실력이 캐스팅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박규리는 어눌한 한국어 연기도 실제 재일교포라 생각할 만큼, 현실적으로 해냈다.

'두 개의 연애'는 강릉의 곳곳을 세 남녀가 따라가며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종의 로드 무비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산타바바라', '플랑크상수'를 연출했던 조성규 감독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그 과정을 중심 플롯으로, 세 사람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서서히 공유해간다. 영화가 끝이 나고 여운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엔딩에서의 세 인물을 둘러싼 공기가 여전히 미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는 최종 목적지에 이르러서도 세 남녀가 숨기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드러내지 않는다. 아마 남녀 사이란 그런 것일 것이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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