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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라면값 담합 인정 어렵다"…농심 '1080억 과징금' 파기환송(종합2보)

"직접 증거에 신빙성 없어…간접증거들도 가격인상 합의 입증에 부족하다"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홍우람 기자 | 2015-12-24 12:28 송고 | 2015-12-24 13:30 최종수정


자료사진. /뉴스1. © News1

10년 간 라면값 인상을 담합했다며 선두업체 농심에게 과징금 1080억원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대법원이 뒤집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4일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4개 업체가 2001년 5월부터 2010년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담합했다고 조사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2012년 3월 농심에 1080억원, 삼양에 116억원, 오뚜기 97억원, 한국야쿠르트에 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가 가격인상계획 등 가격인상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와 각사의 판매실적 등 경영정보까지 서로 상시적으로 교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농심은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며 소송을 냈다.

삼양식품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로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서울고법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하고 출고가가 원 단위까지 미세하게 일치하는 등 담합을 추측할 수 있다"며 과징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업체들의 가격 인상 합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합의의 직접 증거는 이미 사망한 삼양의 전 임원에 관한 것"이라며 "진술한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데다 내용도 구체적이거나 정확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농심이 다른 라면제조업체와 가격 인상 일자나 인상 내용에 관해 정보를 교환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론 가격을 함께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들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고, 가격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유통망에 금전적 지원을 하는 등 업체간 경쟁을 벌인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라면 가격이 사실상 정부에 의해 통제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협의 상대방이 농심이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들이 이를 따라가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고 봤다.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70%이기 때문에 경쟁업체들과 별도로 합의할 필요성도 적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같이 과징금을 부과받은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서울고법에서 패소한 뒤 상고해 대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판결로 라면 제조업체에 무리하게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법원 확정판결 기준으로 과징금 부과 처분 소송 사건의 공정위 패소율은 지난 2013년 6.5%에서 지난해 16.8%으로 크게 올랐고 올해는 37.5%(잠정치)로 올랐다.






kukoo@